이런저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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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풍경이런저런글 2013. 5. 31. 16:26
2013. 5. 30. 오후 천북 바닷길 풍경 학성리에서 사호리로 가는 바닷길. 이 길에 담겨 있는 풍경... 돌아보면 모든 것은 씨줄 날줄로 얽혀있다. 한적한 바닷길이지만, 찬찬히 보면 곳곳이 쉴 틈이 없다. 밀물 썰물 겹치고 흩어지고, 바람이 가로질러 가고, 그림자 길게 늘어지는 동안 저마다 자기 자리를 만들어 간다. 펜션 짓기는 요즘 들어 바쁘게 움직인다. 그동안 무엇이 잘 안 되었나? 그래도 요즘은 집 모양이 갖춰간다. 양귀비는 이제 땅이고 바다고 가리지 않는다. 천하가 양귀비 세상같다. 바닷바람에 더 짙은 모양새를 낸다. 예전에 장은리에 유채꽃을 대량으로 가꾸었다. 장은리는 지금은 흔적도 없지만, 그때문인지 사호리 학성리로 이어지는 바닷길 따라 조금씩 하늘거리는 모습들이 보인다. 다시 양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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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이런저런글 2013. 5. 29. 01:21
비가 그치니 물안개 자욱하다. 비가 안개가 된 듯하다. 집으로 가는 길이 포근히 잠겨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사진 몇 장을 담다. 사진은 시간이고 공간이다. 멈춰있는 것 같아도 돌아보면 어느 새 바로 옆에 있다. 흔적이려니 했는데, 내가 거기에서 나온다. 지칭개가 이젠 완연하다. 녹색 바탕에 보라색의 대비가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보여준다. 지칭개는 어린잎일 때는 냉이와 비슷하고 커서는 엉겅퀴 비슷한 모습이다. 그래도 지칭개는 예로부터 민간약재로, 특히 상처 난 데 바르는 효능을 인정받은 풀이다. 너머 산은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새로 만든 뚝방도 아스라하다. 가끔은 이런 풍경이 좋을 때가 있다. 내가 가는 길이 마치 새로운 길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동준이 집에서 학성1, 2리로 가는 길. 진달래꽃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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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는 달팽이이런저런글 2013. 5. 4. 18:37
‘바다를 건너는 달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려 할 때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느릿한 달팽이가 광활한 바다를 건넌다는 자체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달팽이는 느리지만 기어 다니는 존재입니다. 한 자리에서만 머무는 조개 등과는 다릅니다. 편평한 배 전체가 발바닥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배 근육을 이용해서 몸을 움직입니다. 이때 몸에서 분비돼 나오는 점액 덕분에 상처를 입지 않고 미끄러지듯이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만일 달팽이가 어느 한곳에 머물러 있는 붙박이와 같은 존재라면 이미 달팽이가 아닙니다. 달팽이는 비록 느리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한 분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 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서- 5월 4일 뉴스에 두 팔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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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복이가 웃었다이런저런글 2013. 4. 2. 23:58
선복이가 웃었다... 스마트폰으로 갑작스레 담은 사진이지만 보면 볼수록 마음이 흐뭇하다. 선복이 웃음이 더욱 커진다. 바닷가 식당으로 식사하러 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 그리고 나도 함께. 바다를 보는 선복이는 계속 웃었다. 목소리가 맑아졌다. 이야기하는 모습이 어릴 적 모습보다 더 예쁘다. 선복이를 처음 만난 것은 20년 전이다. 그땐 초등학생이었고, 언니인 선옥이를 따라 다소곳이 자리에 앉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그리고 여러 일이 여자의 삶을 살아가는 선복이를 스치며 지나갔다. 몸도 아프기 시작했고, 마음도 아프기 시작했다. 혼미한 나날이 이어졌다. 때로 이야기를 듣는 내 마음도 헝클어졌다. 그때마다 나는 선복이를 위해 기도하는 일 밖에 달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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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창포(武昌浦)이런저런글 2013. 3. 15. 23:33
대천해수욕장에서 8km 남쪽에 있는 무창포 해수욕장. 무엇보다 매월 음력 사리 때 석대도(石臺島)까지 1.5㎞의 바닷길이 열리는 해수욕장. 그리고 1928년 서해안에서 최초로 개장된 해수욕장. 주변의 송림, 기암괴석이 푸른 파도와 어우러져 서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해수욕장. 점점 포근해지는 봄날. 날씨도 좋고해서,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가지고 무창포엘 갔는데, 마침 3월 14일인 이 날은 오전 10시 22분부터 12시 31분까지 바닷길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무창포 바닷길로.... 아직 차가운 날씨로 인해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가로움 물씬 풍겨나는 시간 속에서 천천히 바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낙지도 잡고, 조개도 캐고.... 꿈은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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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바다 풍경이런저런글 2013. 3. 10. 18:47
어제는 무척 따사로운 봄날이어서 대천해수욕장엘 갔습니다. 사실 대천해수욕장은 잘 가지 않는 곳인데 어제따라 넓은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바다야 아침저녁으로 가는 곳이지만 사람도 좀 있어서 부산한 느낌과 파도 소리가 섞이는 그런 봄 바다의 시간으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머드광장에 서 있었습니다. 여름엔 발 디딜 틈 없는 곳이 이렇게 한적하다니 갑자기 외로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여유롭게 이리저리 걷는데 광장 끝에서 한 부부가 걸어왔습니다. 가만히 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입니다. 할머니는 몸이 안 좋으신지 의료용 보행보조차에 의지해서 어렵게 한 걸음씩 뗍니다. 할아버지는 곁에서 부축해주고요. 차를 세워 둔 주차장에서 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드디어 모래사장과 접한 광장 끝까지 왔습니다. 그때야 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