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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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생각들꽃마당 2022. 8. 28. 23:58
초등학교 시절, 평상에서 여름 저녁 바람과 밥상을 같이 받다가, 바람결에 묻어온 치자꽃 향기에 먼저 배부른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름도 몰랐지만, 치자꽃향은 어린 시절 꿈같은 날의 상징이었습니다. 생각하면 평상 주위에 물고기 감싸 안은 산호초도 있었고, 갖가지 장미도 색색 어우러져 여름밤이 어둡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얀 치자꽃은 저녁 시간과 맞물려서인지 담백한 흑백의 모습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쥐똥나무꽃도 그렇군요. 속동마을에서 역시 저녁 무렵, 바람 타고 날아온 향이 마치 어릴 때 치자꽃향처럼 내 몸을 이끌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향의 정체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리고 바닷가 언덕에 마치 울타리처럼 자리 잡은 쥐똥나무를 발견하고 그 하얀 꽃향기에 배가 불렀습니다. 치자꽃향과 쥐똥나무꽃향은 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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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들꽃마당 2022. 3. 20. 16:28
. 봄에 파종하면 좋은 꽃... . 한련화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입니다. 한련화 잎은 둥근 모양입니다. 잎이 연꽃을 닮아서 연꽃 련(蓮)을 쓰는가 봅니다. 하긴, 물방울을 튕겨내는 특성이 연꽃을 닮긴 했습니다. 어떤 분은 연잎 효과도 있다고 하는군요. 식용으로 먹어보긴 했습니다. 아무튼, 예쁘고 멋진 색들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물들입니다. 관리하기도 쉽고, 베란다나 마당 어느 곳이든지 잘 어울리는 꽃입니다. 이 봄 가기 전에 한 번 품어보시지요. 신죽리수목원 카페에서 겨우내 정감있게 자란 한련화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커피와 함께 봄 내음이 짙어집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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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마당 비밀의 화원 요정들...들꽃마당 2021. 7. 7. 23:32
들꽃마당엔 요정들이 살고 있어... 빗방울이 떨어지면 나타나기 시작해 장마철엔 집에 갈 생각도 안 하지 들꽃마당엔 비밀의 화원이 있어 비가 와야 열리는 문 앞엔 요정들이 나오려고 늘 기다려 비밀의 화원이 어디 있냐고? 들꽃마당엔 연못이 있지 수련이 무성해 화원의 문을 가리고 있어 어리연꽃 줄기로 만든 문을 작은 붕어들이 잠도 안 자고 지켜 들꽃마당엔 요정들이 살고 있어... 비가 내리면 들꽃마당을 가꾸기 시작해 비 그친 후엔 들꽃마당 꽃이 한 움쿰씩 자라나. 요정들이 키우고 간 거야 아무도 들꽃마당에 요정이 사는 것을 믿지 않을 거야 그래서... 오늘은 마음먹고 요정들 사진을 찍었어 비가 오는 날이면 일찍 와 봐. 요정들하고 같이 사진 찍게 비밀의 화원도 살짝 보여줄게 누구한테도 말하진 마 . . .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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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 사진전들꽃마당 2021. 4. 27. 23:33
나른한 봄날,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마치 봄을 베어 문 것처럼 향긋한 두릅 나이가 들면서 봄이 이렇게도 깊은 맛이 있구나 더욱더 새로운 향취를 알려주는 선물 아낌없이 내어주는 나무처럼 떼어내고 또 떼어내도 잠시 후 가보면 어느새 또 가져가라고 망설임 없는 마음 올봄은 새삼 두릅으로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떼어낸 자리 달래며 고마워서(?) 여는 두릅 사진전... 이 또한 잠시 후 식탁의 풍성함이 되고 말았으니 이제 알았습니다. 가는 봄이 아쉬운 것은 오직 두릅 때문인 듯 두릅은 순이 연하고 굵은 것, 잎이 피지 않는 것, 껍질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는 것, 향기가 강한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