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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는 달팽이이런저런글 2013. 5. 4. 18:37
‘바다를 건너는 달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려 할 때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느릿한 달팽이가 광활한 바다를 건넌다는 자체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달팽이는 느리지만 기어 다니는 존재입니다.한 자리에서만 머무는 조개 등과는 다릅니다.
편평한 배 전체가 발바닥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배 근육을 이용해서 몸을 움직입니다.
이때 몸에서 분비돼 나오는 점액 덕분에 상처를 입지 않고 미끄러지듯이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만일 달팽이가 어느 한곳에 머물러 있는 붙박이와 같은 존재라면 이미 달팽이가 아닙니다.
달팽이는 비록 느리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한 분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 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서-
5월 4일 뉴스에 두 팔이 없는 제시카 콕스라는 여성이세계 최초로 경비행기 조종사가 됐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두 발 만으로 비행기 조종을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었는데, 뉴스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포기하는 대신, 끊임없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비결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여성은 송판을 격파하고, 높은 파도를 타고, 인공 암벽까지 올라가는 등
보기에도 아찔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미국 출신인 서른 살 제시카 콕스는 장애를 안고 태어났습니다.어린 시절 부모와 세상을 원망하며 한때 방황했지만, 자신감을 심어준 부모님 덕분에 생각을 바꿨습니다.
제시카 콕스는 살아가면서 '할 수 없다'는 말을 사용하는 대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을 하는 습관을 가졌습니다.
자신의 조건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늘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발로 공부해 대학을 졸업하고,
5년 전에는 두 팔 없는 장애인으로선 처음으로 경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따냈고,
이제는 경비행기 조종사가 되었습니다.
제시카 콕스는 장애가 있음에도 뛰어난 여성입니다.
우리는 제시카 콕스와 같은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시카 콕스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별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루슬로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