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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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복이가 웃었다이런저런글 2013. 4. 2. 23:58
선복이가 웃었다... 스마트폰으로 갑작스레 담은 사진이지만 보면 볼수록 마음이 흐뭇하다. 선복이 웃음이 더욱 커진다. 바닷가 식당으로 식사하러 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 그리고 나도 함께. 바다를 보는 선복이는 계속 웃었다. 목소리가 맑아졌다. 이야기하는 모습이 어릴 적 모습보다 더 예쁘다. 선복이를 처음 만난 것은 20년 전이다. 그땐 초등학생이었고, 언니인 선옥이를 따라 다소곳이 자리에 앉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그리고 여러 일이 여자의 삶을 살아가는 선복이를 스치며 지나갔다. 몸도 아프기 시작했고, 마음도 아프기 시작했다. 혼미한 나날이 이어졌다. 때로 이야기를 듣는 내 마음도 헝클어졌다. 그때마다 나는 선복이를 위해 기도하는 일 밖에 달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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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창포(武昌浦)이런저런글 2013. 3. 15. 23:33
대천해수욕장에서 8km 남쪽에 있는 무창포 해수욕장. 무엇보다 매월 음력 사리 때 석대도(石臺島)까지 1.5㎞의 바닷길이 열리는 해수욕장. 그리고 1928년 서해안에서 최초로 개장된 해수욕장. 주변의 송림, 기암괴석이 푸른 파도와 어우러져 서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해수욕장. 점점 포근해지는 봄날. 날씨도 좋고해서,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가지고 무창포엘 갔는데, 마침 3월 14일인 이 날은 오전 10시 22분부터 12시 31분까지 바닷길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무창포 바닷길로.... 아직 차가운 날씨로 인해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가로움 물씬 풍겨나는 시간 속에서 천천히 바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낙지도 잡고, 조개도 캐고.... 꿈은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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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바다 풍경이런저런글 2013. 3. 10. 18:47
어제는 무척 따사로운 봄날이어서 대천해수욕장엘 갔습니다. 사실 대천해수욕장은 잘 가지 않는 곳인데 어제따라 넓은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바다야 아침저녁으로 가는 곳이지만 사람도 좀 있어서 부산한 느낌과 파도 소리가 섞이는 그런 봄 바다의 시간으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머드광장에 서 있었습니다. 여름엔 발 디딜 틈 없는 곳이 이렇게 한적하다니 갑자기 외로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여유롭게 이리저리 걷는데 광장 끝에서 한 부부가 걸어왔습니다. 가만히 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입니다. 할머니는 몸이 안 좋으신지 의료용 보행보조차에 의지해서 어렵게 한 걸음씩 뗍니다. 할아버지는 곁에서 부축해주고요. 차를 세워 둔 주차장에서 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드디어 모래사장과 접한 광장 끝까지 왔습니다. 그때야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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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진전이런저런글 2012. 12. 29. 19:54
최근 스마트폰을 아이폰3GS에서 옵티머스G로 바꿨습니다.지난 며칠동안 스마트폰으로 담은 사진을 가지고 사진전을 엽니다.스마트폰 사진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디카에 비하면 한계가 여실하지만,그래도 스냅 사진용으로 제법 쓸만합니다... 들꽃마당 십자가 천북 사호리 바닷길 장은리 펜션 풍경 오서산 갤러리 성탄 축하 발표회 눈 내리는 홍성읍내(1) 눈 내리는 홍성읍내(2) 퓨전 찻집(1) 퓨전 찻집(2) 홍성 롯데마트에서 내려다 본 홍성역 주변 풍경 사호리 길 사호리 바다 풍경(1) 학성리 풍경(1) 학성리 풍경(2) 사호리 바다 풍경(2) 사호리 바다 풍경(3) 사호리 바다 풍경(4) 사호리 풍경 동전 접사 촬영 생일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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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가다이런저런글 2012. 12. 14. 14:35
여전한 농촌 한 귀퉁이에서 겨울을 맞았습니다. 아니, 새로운 날의 시작을 맞았습니다. 생각하니 새로움이란 덜덜 떨리도록 무척 추운 시간이군요. 겨울 초입부터 모든 것이 꽁꽁 얼었습니다. 겨울은 이상한 계절입니다. 아니, 신기합니다. 살랑살랑 따뜻한 아랫녘 바람 부는 계절 놔두고 이렇게 춥고 두려울 만큼 움츠러드는 계절에 새해가 시작하다니요. 눈이 내리는 이유가 그래서인가요? 혹여 모든 것을 하얗게 만들어 다시 시작하자는 것인가요? 그렇게 다시 출발의 순간을 열자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이 고통의 계절을 마다할 수 없습니다. 돌아보면 후회투성인데, 이렇게라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앞으로 여전히 가야 할 스스로 이유가 될 수 있으니까요. 눈길을 갑니다. 마음이 살포시 긴장합니다. 늘 가는 길인데도 눈이 덮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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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처럼 살지 마라이런저런글 2012. 11. 28. 16:53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아버지, 술 한 잔 걸치신 날이면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어머니, 파스 냄새 물씬한 귀갓길에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이 악물고 공부해라 좋은 사무실 취직해라 악착같이 돈 벌어라 악하지도 못한 당신께서 악도 남지 않은 휘청이는 몸으로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울먹이는 밤 내 가슴에 슬픔의 칼이 돋아날 때 나도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요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고 어머니, 당신의 소망은 이미 죽었어요 아버지, 이젠 대학 나와도 내 손으로 당신이 꿈꾸는 밥을 벌 수도 없어요 넌 나처럼 살지 마라, 그래요, 난 절대로 당신처럼 살지는 않을 거예요 자식이 부모조차 존경할 수 없는 세상을 제 새끼에게 나처럼 살지 말라고 말하는 세상을 난 결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