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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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들에서 헤매다농촌이야기 2009. 3. 12. 01:04
성경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 가운데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먹이셨다는 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늘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그 이야기 가운데 들어가다 보면 제 자신도 포만감에 쌓이곤 했으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농촌에서 살아보니 예수님이 하신 일들 가운데서 먹는 것에 관계된 이야기를 들으면 참 마음 뿌듯합니다. 사람의 생활 중에서 중요한 요소들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래도 먹는다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생각은 다들 비슷하겠지요. 하나마나한 말을 덧붙이자면 이렇습니다. 먹지 않으면 죽으니까···. 아무튼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먹은 이야기를 좀 찬찬히 되짚어보면, 오병이어 사건은 결국은 거룩한 사건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한편으로 오병이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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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촌의 운명(?)농촌이야기 2009. 3. 7. 19:42
지난 주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뉴질랜드·호주·인도네시아를 순방(3월 2일~8일)하는 가운데, 특히 뉴질랜드를 방문하면서 장태평 농림수산부 장관에게 양복을 벗고 작업복 차림으로 농업 현장에 임하라고 말한 것이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덕분에 여러 우스갯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나와서 실없이 웃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호주, 뉴질랜드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뉴질랜드는 농업 보조금 철폐 등을 통해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핵심 수출산업으로 농업을 키운 나라입니다. 현재 뉴질랜드는 대외수출에 있어서 농업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농업은 뉴질랜드 경제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 그러니까 우리 농업은 오히려 경제 발전의 큰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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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선물이런저런글 2009. 2. 17. 18:31
선물은 특별한 목적(?)만 담겨져 있지 않다면, 주는 사람도 흐뭇하고 받는 사람은 마음부터 더 즐거워집니다. 누구나 선물을 받으면 즐겁지요. 그런데 즐거운 선물이 아닌 불편한 선물도 있습니다. 제가 아주 불편스러워하는 선물은 장례식장에서 주는 선물입니다.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서 주셨을 텐데 죄송합니다...ㅠㅠ)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면 주변의 장례식장에서 선물을 보내옵니다. 사실 장례식장에서는 제가 자주 대하는 얼굴일 수도 있습니다. 부쩍 늙어가는 농촌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서 하다보니까요. 장례식장의 선물이 불편한 이유는 알다시피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여러 분들의 장례를 집례 할 수 밖에 없는데, 잊었다가도 선물을 받으면 파노라마처럼 한 분 한 분 얼굴이 스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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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바꿔야 할 때농촌이야기 2009. 1. 25. 18:00
한미FTA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기업가, 관료, 언론인, 정치인을 막론하고 내심으로는 “농업은 포기하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업이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죠. 그런데 의문스러운 것은, 과연 그게 경제학적으로 타당한 계산일까 하는 겁니다. 우선 지금과 같은 세계화 경제 시스템 속에서는 갈수록 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되어 가고 있는 실업 문제만 하더라도 농업의 회생(回生)에 의해서만 비로소 치유의 희망이 있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아직도 인간이 종사하는 대부분의 일은 농사일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소농에 토대를 둔 농업 중심 사회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수많은 고용 인구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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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엠(EM) 발효액 사용을 생활화하기농촌이야기 2009. 1. 25. 17:42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이은주 교수의 연구실에는 못이 담긴 두 개의 물병이 놓여 있는데, 하나는 녹슬어 있고, 다른 하나는 녹슬지 않았습니다. 벌써 석 달째라는데 어떻게 녹슬지 않았을까요? 그 비밀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한 곳은 그냥 수돗물을, 다른 한 곳엔 이엠(EM) 발효액을 한 방울 넣은 것입니다. “녹이 슬지 않았다는 것은 산화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거죠. 유용 미생물이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 산화를 막은 겁니다. 우리 몸이 늙는 것은 세포액이 활성산소에 의해 공격 받아서 세포막이 파괴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리 몸도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보호를 해준다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겠죠.” 2000년부터 이엠을 연구하고 있는 이교수는, 요즘 하도 ‘유용 미생물’에 관한 문의가 많아 원리를 간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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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미로 찾기농촌이야기 2009. 1. 25. 17:40
얼마 전에 있었던 전남 장성군 남면에 있는 한마음공동체 방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동을 받은 것은 학생이 없어서 폐교를 한 학교에서 새로운 공동체 유치원이 문을 열고 무려 170여명이나 교육을 받고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그것도 주변에 있는 도시의 많은 어린이들까지 생태유치원에 입학하려고 해서 입학까지 길게는 약 1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생각이 더 깊어졌습니다. 오늘 우리 농촌에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농촌 그 자체가 희망의 근원이 되는 현장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믿음과 용기와 지혜를 갖고 인식의 전환을 시도한다면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이라도 우리에겐 길이 됩니다. 가야 할 길이 열립니다. 그러나 경쟁사회의 원리로는 농촌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농촌은 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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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힘이런저런글 2009. 1. 19. 09:10
*M.J.라이언의 '감사'(혜문서관 출판)를 읽고 나는 요즘 내가 살고 있는 농촌지역의 한 초등학교 스쿨버스 자원기사를 하고 있다. 농촌의 열악한 현실은 지역학교의 통폐합을 강요하고 있고, 농촌학교들은 마치 병명을 알아버린 환자처럼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역의 희망인 학교가 약해지니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처량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학교가 통폐합 될 땐 되더라도 수수방관하기엔 학교로 가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마냥 흩어지고 버려지는 것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아이들의 웃음을 이리 저리 담아서 지역에 흩뿌리는 일을 하고 있고, 그것이 혹시나 희망이라는 열매를 달고 자라날 수 있을까 내심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을 날마다 실어 나르는 것이 힘든 일이라고 주변에서는 말하지만, 그러나 아이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