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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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여행’ – 농촌에 대한 질문과 탐구농촌이야기 2024. 8. 10. 14:53
1. 무척 더워서 어떻게 할 수도 없었던 올여름이지만, 제가 사는 보령 농촌에 수도권 청년들이 제법 찾아왔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 일환이었습니다. 아웃 리치(out reach)라고도 하는데, 사전적 의미로는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뜻합니다. 종교적 관점에서는 ‘선교를 겸한 봉사활동‘이지만, 요즘은 보통 교회 청년 수련회 활동도 아웃 리치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지난 5월부터 청년들이 찾아와서 농촌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제시한 것은 농촌에 대한 즐거운 이해를 갖는 활동이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농촌 여행을 권했습니다. 사실 여름이면 많은 교회 청년이 시간을 내서 농촌을 찾고, 땀 흘리며 봉사 활동을 하면서 신앙 증진의 기회로 삼습니다. 참 귀한 일이고,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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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사진전꿈꾸는아이들 2024. 6. 11. 00:49
첫 번째 사진전 그러니까 2006년 12월이었던가요, 마을 주민들 요청으로 읍내 식당에 함께 모여 학교에 대해 논의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제법 지났습니다. 오랜만이지만, 며칠 전부터 마을 학교인 낙동초등학교 사진을 다시 찍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12월쯤 사진전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학교 아이들보다 이런저런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난 흔적들이 쌓여 있는 곳을 찾아서요. 낙동학교는 올해 다시 통폐합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제 마을 역사의 한 쪽을 장식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도 통폐합 통지가 왔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다들 지금보다 젊었고(?), 마을 길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통폐합 소식이 충격이기는 했지만, 버리지 않은 희망이 있었기에 여러 마음이 모일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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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이런저런글 2024. 2. 8. 23:15
1. 집에 오니 택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가 보냈을까?” 보낸 사람 이름을 보니 ‘김금성’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제야 생각났습니다. 어느 땐가 갑자기 무척 좋은 두부와 달걀을 생산해서 보내주는 곳이 있다며, 제 아내 앞으로 달걀 두부 정기구독(?) 신청을 했다고 해맑게 말하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지난달부터 달걀 꾸러미와 두부가 택배로 오기 시작했는데, 두 번째 선물이 온 것입니다. 두부와 달걀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서는데, 마음이 아리면서 눈갓이 축축해집니다. 꿈만 같습니다. 십여 일 전만 해도 웃으면서 커피 한 잔 나누고, 몸이 아파 병원에 간다고 할 때도 건강을 위해 기도할 테니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갑자기 장례를 치르고 집에 왔으니 말이지요. 그 이름으로 이렇게 선물이 올 것은 전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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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촌 마을 강아지들농촌이야기 2023. 3. 17. 23:16
. 쌈지촌 닥스훈트 엄마가 새끼를 낳았대요. 3마리인가? 구경을 갔는데, 엄마만 닥스훈트 새끼들은 그 유명한 시고르자브종...^^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는군요. 엄마를 조금만 닮았으면 어땠을까? 그 옆집은 아빠가 늠름하군요. 엄마도 멋지고요. 새끼들은 6마리인가? 엄마 아빠가 골고루 섞여 있어요. 강아지들 식성이 보통 아니에요. 틈만 보이면 엄마 젖을 향하네요. 쌈지촌 마을 새로운 식구들 옆에는 염소 가족들이 씽씽 다니고요. 이제 어린 손님들이 얼굴 보러 올 텐데, 봄날 따뜻한 바람맞으며 즐겁게 잘 살기를 바라요. . . . - 2023. 3. 17. 신죽리 쌈지촌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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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힘을 내야 한다고 여전히 부탁해꿈꾸는아이들 2023. 2. 10. 23:03
지난 2월 7일 저녁 7시 50분경. 서재 책상에 놓인 전화기 소리가 울렸습니다. 마침 이것저것 살피는 중이라서 무심코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수화기에서 조그맣게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목사님, 저 익서예요.” 갑자기 마음이 저렸습니다. 익서의 전화는 늘 마음이 저립니다. 두어 달 전쯤인가, 겨울이 시작될 무렵 그때도 전화가 왔었습니다. “뭐 하니?” “내포에서 배달 일하고 있어요.”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잘 먹고 있어요.” “몸 관리 잘해야 한다.” “잘하고 있어요.” “배달은 힘들지 않고?” “할 만해요.” “집은?” “주공아파트에서 살고 있어요.” 아마 기초생활수급자여서 홍성군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듯했습니다. 임대아파트 배정됐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거든요. 그때와 비슷한 내용의 통화가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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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기, 함께 산다는 것…이런저런글 2022. 6. 10. 09:50
1. 커피 한 잔 마시려고 수목원 카페에 들렀는데, ‘옆 마을에 상(喪) 난 것 아시느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어느 집에 상이 낫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하루 전에 세상 떠난 이는 50을 갓 넘긴 여성인데, 중학생 시절부터 몸이 아파 집 안에만 있다가 최근에 몸이 극도로 약해져서 생을 마감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마을에서 산 지 꼭 30년이 되었고 옆 마을도 자주 다니면서 마을 사람을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상이 난 이야기는 충격이었습니다, 아니, 아픔이었습니다. 조금 더 알아보니, 어려서부터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고, 몸도 허약해서 주변에서는 신병(神病)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보통 무당이 되기 전에 이유 없이 앓는 병을 신병이라고 통칭하는데, 정말 신병이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