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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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따는 날농촌이야기 2011. 6. 20. 16:11
며칠 전에 오디를 따러 뽕나무밭엘 갔습니다. 들꽃마당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이 뽕나무밭은 이제는 60이 넘으신 어느 목사님과 사모님이 지난 30여 년간 일구어 놓은 곳입니다. 풀무생협의 원년멤버이기도 한 목사님은 열악한 농촌의 현실 속에서 힘을 다해 지역민들과 누에치기를 해왔습니다. 지금은 나이 든 농민들은 누에치기를 포기하고, 목사님 내외분만이 터전을 지키고 있습니다. 유기농 오디 맛이 참 좋았습니다. 아니, 그보다 이렇게 큰 오디는 처음 봤습니다. 아마 제가 오디에 관해서 문외한 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겨우 길가의 오디 정도 따먹고 다녔으니까요. 들꽃마당 안에도 새들이 심어 놓은 오디나무가 두 그루 있습니다. 여기에도 맛있는 오디가 달렸습니다. 오디는 포도당을 비롯한 과당 비타민 칼슘 등이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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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농업을 보여주는 일농촌이야기 2011. 6. 12. 00:37
워싱턴의 한 지하철역에서 청바지, 티셔츠 차림에 야구모자를 눌러쓴 한 젊은이가 바이올린으로 클래식 음악 여섯 곡을 연주했습니다. 그 청년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었고, 그가 연주한 바이올린은 350만 달러짜리였습니다. 그러나 수천 명의 인파가 그의 앞을 지나갔지만 그의 바이올린 케이스에 모인 돈은 고작 32달러였습니다. 미국 신문인 워싱턴 포스트가 ’대중의 취향을 솔직히 평가’하기 위해 실시한 이 실험은 우리가 훌륭한 음악가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비싼 돈을 내는 이유가 단지 ’음악이 좋아서’만은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가령 예술작품의 경우, 작품 자체만을 독립시켜 가치를 매기고 그를 통해 쾌락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작품 이면에 담긴, 예술가의 창작행위를 통해 가치를 판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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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마당공동체 "하지 감자' 판매농촌이야기 2011. 6. 7. 12:16
♣ 들꽃마당공동체 "하지 감자" ♣ 보령시 천북면에 있는 들꽃마당공동체에서 친환경농법으로 가꾼 "하지 감자"를 판매합니다. 씨감자 관리부터 친환경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했습니다. 대량판매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농민이 직접 손으로 가꿀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애정을 가지고 정성껏 키웠습니다. 현재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전화를 주셔도 되고, http://sionchurch.net 으로 들어오셔서 주문하셔도 됩니다. (홈페이지에 들어오셔서 오른쪽에 있는 '친환경농산물판매 배너'를 클릭하면 됩니다.) 김장철 절임배추는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도 판매 하지만, 감자는 수확하면서 바로 판매하기 때문에 직접 직거래로 판매합니다. 이제 감자꽃이 지고 감자가 영글어서 수확에 들어갑니다. 6월 하지감자 수확분을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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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는 없다농촌이야기 2011. 3. 13. 13:13
봄입니다. 여러 가지 풀꽃 하며 들꽃들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피어나겠지요. 벌써 개불알풀은 모습을 반짝반짝 드러내고 있더군요. 꽃마리, 봄맞이꽃, 개망초, 엉겅퀴, 닭의장풀, 강아지풀… 그런데 이런 풀들이(이외에도 많지요. 여기에 다 쓸 수도 없어서...) 번지기만 잘하는 잡초라고 알게 모르게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들은 훌륭한 제철식재이며 약재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의 풀들을 오래 전에 인간에게 자연의 선물로 주셨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잡초는 없다’며 모든 식물이 귀한 성분을 가진 신의 선물임을 강조했고, 우리 조상도 풀 가운데 못 먹을 것이 크게 없다며 살짝 맛보아 불쾌하지 않다면 다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오래 전에 일러줬습니다. 요즘 식물학자들은 잡초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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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정치의 연대농촌이야기 2011. 1. 22. 23:59
세계 인구의 1/3을 차지한다는 인도와 중국이 화학비료 사용으로 토양의 악화와 그로인한 식량 생산 감소로 어려움이 크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해결은 정치권의 정치적인 판단으로 요원한 실정입니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래 미국의 식량지원에 의지했던 인도는 1967년 멕시코에서 밀 종자를 수입해와 기적 같은 식량자족 꿈을 실현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과다한 화학비료를 사용했고, 토양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인도의 쌀 생산성은 파키스탄·스리랑카·방글라데시보다 떨어졌고, 2009년도 통계를 보면 식량 가격이 그전보다 19%나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우려 속에서도 이제는 정치적인 문제로 화학비료 사용 개선을 시도하지 못합니다. 토양이 나빠져도 특히 정부 보조금이 적용되는 요소비료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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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방제는 이엠(EM)으로!!농촌이야기 2011. 1. 15. 17:28
지난 15일 우리 천북지역에서 5번째로 학성리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 이 농장에서 기르는 돼지 2만5천500마리와 주변 500m 이내 4농가의 한우 37마리에 대해 살처분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천북지역 구제역 발생은 지난 2일 사호리의 한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4일 농장 2곳에서 추가로 발생했으며 살처분된 우제류는 16농가, 8만 마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천북면 전체에서 기르는 우제류 19만5천여마리(456농가)의 40%에 해당합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피코나 바이러스(Picornaviridae Aphthovirus)에 속하며 작은 RNA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산도(pH) 7.2~7.6에서 가장 안정성이 크며, 온도가 4℃ 이하라면 pH 6.7이하 또는 pH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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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농촌이야기 2011. 1. 8. 00:01
제가 살고 있는 보령시는 지난 2일 구제역이 발생한, 역시 제가 살고 있는 천북면 사호리 축산농가와 인근 500m 5농가의 소 172마리와 돼지 2만2880마리에 대해 어제 금요일(7일) 오후 2시를 기해 매몰 살·처분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동네는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마자 안동 농장을 방문한 수의사가 우리 동네 한 축산 농가를 방문했다는 이유로 지역민들의 격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방 살처분으로 그 농가 돼지 2만 3천 마리가 매몰됐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 들어서자마자 그 이웃인 또다른 대규모 농장에서 진짜 구제역이 발생해서 이번에는 예방 살처분이 아닌 구제역 방역 차원에서 가축 2만 3천 마리를 죽였습니다. 뉴스라든지 지역 공무원 이야기라든지 아무튼 그 상황을 들어보면 구제역에 걸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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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농촌이야기 2010. 12. 22. 18:30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이제 한 달여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살처분 된 가축 수가 22만여 마리를 넘어섰고, 그 피해액은 감당키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결국 정부는 이제 마지막 비상대책이라는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을 하기로 결정했다.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접종 가축이 모두 도태되기 이전까지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지 못해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축산은 일반 농업과 달라서 그 파장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연초부터 시작된 구제역의 여파는 봄의 향취를 완전히 흩트려 놓았고, 한해의 마지막 시간도 온통 구제역 예방 소독약으로 세례를 받으면서 마무리하게 되었다. 도대체 하루에 몇 번이나 분무소독제를 뒤집어쓰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