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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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 이름 앞에서...농촌이야기 2008. 9. 22. 23:58
들꽃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지금은 꽃이 되어 하늘로 간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 와서 꽃이 되었다’는 것을 눈으로 봅니다. 잡풀로 취급받고, 발아래 밟히던 작은 것들도 그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면 어느새 다가와 숨겨졌던 내면을 보이곤 합니다. 또 하나의 세계를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테지요. 아마 여러분들은 진작 알고 있는 것이겠지요. 요즘 들꽃마당에는 여러 들꽃들이 피고 지는데, 특히 매발톱이 그 자취를 뽐내고 있습니다. 처음에 매발톱이란 이름을 들었을 땐 이름이 신기하기도 하고, 또 나름대로 화사한 모습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아름다운 꽃에 매발톱이란 이름을 붙였을까를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름이 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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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를 씹으면서 나누는 담론농촌이야기 2008. 9. 21. 17:33
1. 요즘 우리 마을 김장용 배추들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어서 배추 농사를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포기당 많이 받은 사람은 800원 정도고 대체로 600원 대에서 많이 팔린 것 같습니다. 물론 배추를 산 사람들은 밭떼기 중간상인들이구요. 팔렸다고 해도 배추는 아직 더 키워야 하기 때문에 배추의 출하는 김장철에 맞춰서 시작됩니다. 우리 마을은 배추 마을입니다. 축산도 많이 하지만, 일반 농사로는 단연 배추를 비롯한 채소 농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봄가을로 배추 철이 되면 배추 값에 굉장히 예민해집니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이런 배추 값은 희망 사항일 때가 많습니다. 배추 농사를 짓는 가구당 대략 6,000포기에서 20,000 포기 사이로 배추 농사를 합니다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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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와 함께 살아가기(2)농촌이야기 2008. 9. 21. 16:36
사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잡초란 없었을 것입니다. 긴 설명을 안 해도 하나님께서 세상에 쓸데없는 것을 만들지 않으셨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테니까요. 하지만 하나님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면서 도시와 농촌 어디서건 잡초는 매우 골치아픈 존재거리로 제거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도시는 미관을 위해서, 농촌은 농작물 생산량 증대를 외치면서 말이죠... 농업 생산에 있어서 잡초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식량 생산의 극대화를 목표로 삼으면서부터입니다. 예전에는 잡초를 뽑되 논밭의 생태적 균형을 배려할 줄 알았으며, 또 농가에서는 자생하는 풀들의 특성을 활용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오직 생산량이 목표치가 되고, 자본에 의한 농업 방식이 되면서 작물 이외의 모든 풀들은 쓸데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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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와 함께 살아가기(1)농촌이야기 2008. 9. 21. 16:34
올 여름에는 닭의장풀이 서재 가까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근처에서는 보지를 못했는데 이젠 스스럼없이 영역을 넓혀가는군요. 닭의장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꽃의 생긴 모양이 벼슬을 단 닭의 머리모양을 닮은 듯한데, 그 하늘색 꽃잎은 한여름의 푸르름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잡초로 천시하는 이 풀을, 당나라 시인 두보는 수반에 꽂아두고 ‘꽃을 피우는 대나무’라 하여 즐겨 보았다고도 합니다. 닭의장풀은 달개비, 닭의밑씻개라고도 하는데 잘 아시다시피 민가 주변, 밭두렁이나 길섶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1년생 잡초입니다. 사실 잡초라고 하면 농민들 입장에선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니죠. 그것은 우리가 가꾸는 농작물들이 잡초와 공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농사짓는데 있어서 잡초와 싸움만 없다면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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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희망을 찾지 않는다면농촌이야기 2008. 9. 21. 16:32
비 내리는 주일 오후. 처음 보는 농민 한 분이 찾아 왔습니다. 보령 청라에서 나름대로 규모 있게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시온교회와 그리고 제 이름을 주변에서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온 이유도 같이 곁들였습니다. 문화관에서 농업, 특히 친환경 농업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친환경 미생물농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교우들과 함께 조그만 시설(?)을 갖춰서 미생물 활성액을 보급도 하고 활용 교육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 자신은 농사를 지을 줄도 모르고, 노동도 굉장히 서투른 편입니다. 그래도 제게 찾아오시는 분들도 가끔 있어서 이야기도 나누고, 또 조언(?)도 해드립니다. 이것이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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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연결된 모든 것농촌이야기 2008. 9. 21. 15:40
*이 글은 2007년 8월 26일에 작성했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안가의 절벽에 부딪치며 포말을 그려내는 파도의 모습은 멋진 풍경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런 파도의 모습이 없다면 우리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파도가 바위를 때리면 바위 속에 갇혀 있는 화학원소들이 깨어져 나와 바닷물에 녹습니다. 바다 속에 천문학적 수치로 살고 있는 조류들이 이 원소를 먹고 소화를 시키면 가스가 나오는데 이것이 하늘로 올라가 비구름을 형성하는 핵이 됩니다. 이 비구름은 바닷바람을 타고 육지로 이동하여 비를 뿌립니다. 이 빗물을 받아 사람들은 온갖 농작물을 길러 먹습니다. 그러나 비구름이 오랫동안 바다 위를 덮고 있으면 바다의 수온이 내려가 조류의 증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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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일어설 수 있는 길농촌이야기 2008. 9. 21. 15:36
*이 글은 2007년 5월 26일에 작성했습니다. 저는 지난 주간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우리 시온교회가 속해 있는 충남노회의 교회자립화훈련 1기생 1단계 교육을 진행하고 왔습니다. 이 교육은 일단 농촌교회 목사님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20명의 목사님들이 앞으로 2단계(6월), 3단계(7월) 교육까지 이수하게 됩니다. 이 교육의 취지는 농촌교회가 점점 삶이 피폐해지는 농촌 현장에서 신앙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나름대로 선교의 길을 모색해 보고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농촌교회의 경제적 자립도 포함 되어 있습니다. 여러 강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까운 곳에 있는 현장방문도 했습니다. 저는 진행하는 입장에 있었지만, 누구보다도 치열한 마음가짐으로 각 시간마다 듣고 새기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모든 시간이 다 유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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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모든 행위는 다 농업입니다농촌이야기 2008. 9. 21. 15:32
지난 주 목요일(2007년 3월 29일)은 천북면사무소에서 '관광농촌에 관한 세미나'가 열렸던 날입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들었으면 무척이나 좋았을 이야기가 풍성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제 농촌의 소득과 삶의 질은 기존의 농업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촌과 농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패러다임이란 말은 좀 설명이 필요하지만 간단히 줄이면 지금 우리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 혹은 가치관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지금까지의 생각, 혹은 가치관을 뒤로 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생각과 가치관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농촌에 패러다임이란 말이 나왔냐하면 지금 농촌의 세계적인 흐름은 기존의 농업만이 전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