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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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길을 걸으면서...이런저런글 2024. 2. 14. 21:52
서울의 모습은 사진 촬영으로 말한다면, '다중노출'에 가깝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공간 속에 하나의 모습이 겹치고, 다시 새로운 모습이 만들어지고, 그러면서 또 겹치고, 그 안에 여러 가지 표상(表象)이 각각 자리를 잡고 있는 듯합니다. 표상을 상징으로 그려내고, 거기에 알맞은 단어를 붙이는 일이 사진으로 작업한 지난 여름과 이번 겨울 '서울 산책'입니다. 서울을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앞으로도 한 장 한 장 찬찬히 보면서 적절한 생각을 말과 연결해보렵니다. 사진에 담은 2월 덕수궁 주변 모습입니다. . . - 2024. 02. 13. 오후 ... 덕수궁 주변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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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이런저런글 2024. 2. 8. 23:15
1. 집에 오니 택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가 보냈을까?” 보낸 사람 이름을 보니 ‘김금성’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제야 생각났습니다. 어느 땐가 갑자기 무척 좋은 두부와 달걀을 생산해서 보내주는 곳이 있다며, 제 아내 앞으로 달걀 두부 정기구독(?) 신청을 했다고 해맑게 말하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지난달부터 달걀 꾸러미와 두부가 택배로 오기 시작했는데, 두 번째 선물이 온 것입니다. 두부와 달걀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서는데, 마음이 아리면서 눈갓이 축축해집니다. 꿈만 같습니다. 십여 일 전만 해도 웃으면서 커피 한 잔 나누고, 몸이 아파 병원에 간다고 할 때도 건강을 위해 기도할 테니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갑자기 장례를 치르고 집에 왔으니 말이지요. 그 이름으로 이렇게 선물이 올 것은 전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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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빈건널목 주변...이런저런글 2024. 2. 1. 21:56
서울에서 용산 일대는 러일전쟁이 끝난 1905년 이후 철도시설과 군사시설이 집중된 곳입니다.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자리 잡았고, 미군기지 자리에는 용산공원 조성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용산역 주변에 '백빈건널목'이 있습니다. 배우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나의 아저씨' 촬영 장소로 더욱더 유명해졌습니다. 백빈이란 말은 조선시대 궁에서 퇴직한 백씨 성을 가진 빈이 근방에 살면서 이 길로 행차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종일토록 다양한 기차가 지나면서 건널목 종소리는 쉬지 않고 울립니다. 건널목을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사람들과 자동차 모습도 서울에서 보기 어려운 풍경입니다. 건널목 주변 오래된 집들과 골목 사이사이에 켜켜이 쌓인 삶의 흔적은 아직 또렷합니다. 찬찬히 보니, 그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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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니 쓸쓸하게 새로워지네이런저런글 2023. 12. 12. 13:04
1. 용산에서 익산시까지 가는 기찻길을 장항선이라고 합니다. 어느 땐가 서천 장항역이 종착지였던 적도 있었지요(그래서 이름이 여전히 장항선이지만). 아직도 무궁화호가 힘을 쓰는(?) 선로입니다. 천천히 가기는 해도 기차를 타는 진득한 맛이 있습니다. 현재 장항선 역 중에서 가장 운치 있는 역은 아마 홍성에 있는 광천역이지 않을까요. 건물 형태라든지 주변 자연스러움은 하행선으로 광천 다음역인 보령 청소역이 좋지만, 청소역은 너무(?) 고즈넉해져서 적당한 움직임이 있는 광천역이 더 운치 있게 보입니다. 청소역은 기차표도 팔지 않습니다. 광천역은 1923년 12월 1일 문을 열었습니다. 꼭 백 년 전입니다. 백 년 동안 별일이 다 있었겠지요. 저도 그 백 년 중 삼십 년 넘게 광천역을 이용했습니다. 예전에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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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역(廣川驛)'이런저런글 2023. 11. 18. 12:04
. 아마 현재 장항선 역 중에서 가장 운치 있는 역은 광천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건물 형태라든지 주변 자연스러움은 청소역이 좋지만, 청소역은 너무(?) 고즈넉해져서 적당한 움직임이 있는 광천역이 더 운치 있게 보입니다. 요즘은 광천역에서 조금 천천히 움직입니다. 익숙한 모습들이 조용하면서 새롭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서 있는 나무도, 움직이는 사람들도 새롭고 조용합니다. 기차만 저 혼자 요란합니다. 기차마저 떠나면 더 조용해집니다. 밤이 오면 일찍 침묵합니다. 일부러 불빛 아래 머물다가 발을 옮깁니다. 모든 것이 쓸쓸하게 새롭습니다. . . - 2023. 3. 31 광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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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천읍성을 거닐다이런저런글 2023. 10. 10. 19:15
1. 좋은 곳은 걷고 싶습니다. 걷고 싶은 곳은 좋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그런 곳을 찾아가는 즐거움이 많아졌습니다. 올여름에 서울에서 그런 곳을 걸었고, 가을 초입에는 광주에서 그런 곳을 걸었습니다. 봄부터 자주 가는 곳은 당진 면천읍성입니다. 오래된 시간이 여전히 자리하고, 구부러진 작은 길도 왜소하지 않은 곳입니다. 면천읍성은 1439년, 세종 21년에 평지에 쌓은 평지 읍성인데, 외적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봐서는 크지 않고 참 소담한 성입니다. 면천에 읍성이 있었던 것은 이곳이 1914년까지 당진에 버금가는 주요 군(郡) 소재지였기 때문이었는데, 면천이 1914년 이후 행정 개편으로 당시 당진군에 편입되면서 현재도 당진시에 속한 면천면으로 있습니다. 면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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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의집' 풍경...이런저런글 2023. 8. 27. 16:27
. 홍성 중계리 '이응노의집'에서 [즉흥( 卽興)의 미(美)] 전시회가 두어 달 넘게 열렸습니다. 이응노라는 이름도 좋고, 그의 생가터에 이런 미술관도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이응노는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의 세계가 더욱더 넓어집니다. 이응노의 세계를 접하면서 사진 공부도 합니다. 큰 나무가 있어서 작은 나무들이 위를 보고 자라납니다. 천북에 살면서 바다가 고맙고, '이응노의집'이 가까워서 고맙습니다. . . . - 2023. 8. 25. 오후 5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