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글
-
노란 우산이런저런글 2021. 8. 2. 12:09
노란 우산을 샀습니다. 여러 개였는데, 하나가 남았습니다. 애틋함에 흔들거리던 리본은 어느 틈에 떠나버리고 차례로 우산을 잃었습니다. 아니, 어느 곳에 놔두고 왔겠지요. 희망을 펼치고 싶은 사람이 사용했을까. 하나 남은 우산은 잘 챙깁니다. 다시 찾아오기를 되풀이하면서요. 우산을 든 날은 늘 흐렸습니다. 비가 왔습니다. 당연히... 노란색은 그 속에서 빛납니다. 마음에 닿기 때문일까요 비 내리는 오늘, 서해에서 우산을 펼쳤습니다. 밀려오는 물에 길은 멈추고 더 갈 수 없는 그때, 우산이 노란색으로 커졌습니다. 등대가 되었습니다. 바라보는 누구든지 절망하지 않고 다시 힘을 내기를 잃었던 우산들이 오늘은 곳곳에서 노랗게 피어나, 가야 할 길을 알려주기를 그렇게 바라는 마음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비 내리고 바..
-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이런저런글 2021. 7. 3. 21:43
화가 이응노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수덕여관을 드나들던 무렵이었습니다. 그 당시 수덕여관은 숙박 기능이 사라지고 식당으로만 운영되던 때였습니다. 수덕여관은 나에게 많은 끌림을 준 장소였습니다. 자주 가다 보니 밥값을 깎아줄 때도 있었지요. 이젠 예전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참 많이 지났습니다. 그때 암각화를 통해서 이응노의 작품을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천상병 시인 등과 어우러진 동백림사건에 연루된 것을 알면서 때때로 아픔이 되었습니다. 동백림사건 이후 이런저런 연유로 프랑스로 귀화합니다. 1989년 작고하기까지 고향에는 올 수 없었습니다. 동백림사건 이후 파리에서 삶은 그곳에서 활동한 건축미술 작가인 심현지 선생을 통해 조금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홍성 홍북읍 중계리 생가터에 세워진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
-
사진 공부이런저런글 2021. 6. 10. 22:22
1. 최근 한 가족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습니다. 수목원 풍경을 배경으로 가족들의 이런저런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요즘은 자녀들이 전국 각지에, 혹은 외국에 흩어져 있어서 함께 모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입니다. 저도 어머님과 형제들이 함께 모인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코로나 19 영향이 컸지만, 저마다 일이 있고 시간도 어긋나서 모이는 것이 갈수록 더뎌집니다. 아무튼, 찍은 사진을 건네주기 위해서 사진을 선별하는데 사진마다 밝은 가족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가족사진에 담긴 이야기는 가족공동체에 의미가 크지만, 밝고 정겨운 모습은 건강한 사회 공동체를 이루는 소중한 일부가 됩니다. 농촌에 살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도 20여 년이 넘었습니다. 본래 손재주가 없어서 필름 카메라는 만지기 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