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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送別) 2이런저런글 2008. 9. 21. 16:42
문득 끄집어 내 본 사진엔 아직도 당신의 자취가 남아 있군요. 웃으면서 만났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진은 빛바래지고 손 흔들면서 헤어진 날은 저만치 머물러 있군요. 그렇게 흘러간 시간 속에서 그댄 함께 묻어간 추억들을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는지요? 우리가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이나 우리 함께 한 사진은 더욱 낡아지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걸어갔던 날들은 뒤이은 발걸음들로 더욱 단단해지고 그대 생각에 언제라도 찾으면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다시 길이 되겠지요. 그 길 위에서 다시 만날 애틋함이 새롭기에 그렇게 인사드린 그 날이 늘 그립습니다. 또 만나면 곧바로 안녕이란 말을 해야겠지만 그래도 그 한마디라도 하고 싶어 오늘은 이렇게 만지작거리는 사진 한 장 길게 늘어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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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와 함께 살아가기(2)농촌이야기 2008. 9. 21. 16:36
사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을 때 잡초란 없었을 것입니다. 긴 설명을 안 해도 하나님께서 세상에 쓸데없는 것을 만들지 않으셨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테니까요. 하지만 하나님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뀌면서 도시와 농촌 어디서건 잡초는 매우 골치아픈 존재거리로 제거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도시는 미관을 위해서, 농촌은 농작물 생산량 증대를 외치면서 말이죠... 농업 생산에 있어서 잡초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식량 생산의 극대화를 목표로 삼으면서부터입니다. 예전에는 잡초를 뽑되 논밭의 생태적 균형을 배려할 줄 알았으며, 또 농가에서는 자생하는 풀들의 특성을 활용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오직 생산량이 목표치가 되고, 자본에 의한 농업 방식이 되면서 작물 이외의 모든 풀들은 쓸데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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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와 함께 살아가기(1)농촌이야기 2008. 9. 21. 16:34
올 여름에는 닭의장풀이 서재 가까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근처에서는 보지를 못했는데 이젠 스스럼없이 영역을 넓혀가는군요. 닭의장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꽃의 생긴 모양이 벼슬을 단 닭의 머리모양을 닮은 듯한데, 그 하늘색 꽃잎은 한여름의 푸르름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잡초로 천시하는 이 풀을, 당나라 시인 두보는 수반에 꽂아두고 ‘꽃을 피우는 대나무’라 하여 즐겨 보았다고도 합니다. 닭의장풀은 달개비, 닭의밑씻개라고도 하는데 잘 아시다시피 민가 주변, 밭두렁이나 길섶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1년생 잡초입니다. 사실 잡초라고 하면 농민들 입장에선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니죠. 그것은 우리가 가꾸는 농작물들이 잡초와 공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농사짓는데 있어서 잡초와 싸움만 없다면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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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희망을 찾지 않는다면농촌이야기 2008. 9. 21. 16:32
비 내리는 주일 오후. 처음 보는 농민 한 분이 찾아 왔습니다. 보령 청라에서 나름대로 규모 있게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시온교회와 그리고 제 이름을 주변에서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온 이유도 같이 곁들였습니다. 문화관에서 농업, 특히 친환경 농업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친환경 미생물농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교우들과 함께 조그만 시설(?)을 갖춰서 미생물 활성액을 보급도 하고 활용 교육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 자신은 농사를 지을 줄도 모르고, 노동도 굉장히 서투른 편입니다. 그래도 제게 찾아오시는 분들도 가끔 있어서 이야기도 나누고, 또 조언(?)도 해드립니다. 이것이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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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無常)이런저런글 2008. 9. 21. 16:31
주변을 돌아보면 구절초, 꽃무릇, 쑥부쟁이 등 가을꽃들이 만발합니다. 봄꽃은 생동감이 넘치고 발랄하지만, 가을꽃은 성숙한 모양새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가을꽃을 보면 차분하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마다 느끼는 것들은 다르겠지만... 어떤 분들은 아름다운 가을꽃을 보면서도, 오래 전 봄꽃이 주었던 희망을 떠올리며 벌써 가을꽃을 보는구나 하는 세월의 무상함을 이야기 합니다. 사실 꽃뿐만이 아니라 가을이 주는 이미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때로는 무상함으로 다가서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꽃이 지더라도 봄꽃은 또 다른 꽃을 기다리는 희망을 갖는데 반해 가을꽃은 이제 마지막이구나 하는 아쉬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여기서 느끼는 무상은 덧없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본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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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送別) 1이런저런글 2008. 9. 21. 16:29
언젠가는 낡은 사진 한 장이 되겠지만 오늘은 웃으면서 만났고 그렇게 손 흔들면서 헤어졌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서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는 한 길을 갑니다 한 길 위에서의 이별이란 다시 만남을 의미합니다 세월이 빛바래질수록 우리는 압니다. 사랑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대가 나를 기억하고 내가 그대를 기억한다면 그리움도 멋진 사랑입니다 그 사랑에 채여서 언젠가 낡은 사진 한 장 들고 서로 마주보며 함박 웃겠지요 그리고 손 흔들면서 다시 헤어지겠지요 그러나 오늘은 애틋한 마음 그대로 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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