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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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을 담은 희망의 노래꿈꾸는아이들 2013. 12. 8. 23:07
7년 전인 2006년 12월 어느 날. 지역민들과 낙동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지금, 학교가 통폐합대상이 되어서 앞으로 3년 후에는 폐교된다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아이들을 위해서 지혜를 달라고…. 무슨 뾰쪽한 지혜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이렇게 마음을 함께한다면…. 폐교될 땐 되더라도 일단 부딪혀보자고…. 그렇게 시작을 했습니다. 들꽃마당 공부방을 일단 학교로 옮기고 들꽃마당 차량을 통학차량으로 사용하고 덩달아 스쿨버스 기사가 되고 그러면서 아침저녁으로 아이들을 데려오고 데려다 주는 일이 힘든 일만은 아닌, 오히려 즐거움이 깃들어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모습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3월부터 2013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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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의 '희망'이런저런글 2013. 6. 30. 13:07
지금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95) 전 대통령의 건강이 위독한 상태입니다. 만델라가 사망하면 시신이 안치될 예정인 수도 프리토리아 국군병원은 이미 지난 6월 27일부터 장례식장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전 세계는 만델라의 상태를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만델라는 지구 위에서 이미 개인이 아니라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입니다. 1918년 7월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생한 그는, 인종차별에 대항하여 1952년부터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 반대운동에 나서는 등 본격적으로 흑인인권운동에 참가하였습니다. 남아프리카 백인정부에 대항하여 싸우다가 반역죄로 체포되어 1962년부터 1990년 2월 석방 때까지 무려 27여 년간을 복역하면서 그는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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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는 달팽이이런저런글 2013. 5. 4. 18:37
‘바다를 건너는 달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려 할 때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느릿한 달팽이가 광활한 바다를 건넌다는 자체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달팽이는 느리지만 기어 다니는 존재입니다. 한 자리에서만 머무는 조개 등과는 다릅니다. 편평한 배 전체가 발바닥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배 근육을 이용해서 몸을 움직입니다. 이때 몸에서 분비돼 나오는 점액 덕분에 상처를 입지 않고 미끄러지듯이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만일 달팽이가 어느 한곳에 머물러 있는 붙박이와 같은 존재라면 이미 달팽이가 아닙니다. 달팽이는 비록 느리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한 분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 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서- 5월 4일 뉴스에 두 팔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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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꿈꾸는아이들 2012. 10. 20. 14:55
6년... 2007년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다. 입학 바로 전에 농촌학교 통폐합 문제로 여러 사람이 동요하다. 밤늦도록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농촌의 희망과 아이들의 건강한 배움을 위해서 포기하지 않기로 하다. 지역사회가 학교 안으로 들어가다. 모든 아이가 내 아이가 되다. 그해 가을에 운동회에서 모든 좌절과 줄다리기를 하다. .......................... ..........................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2012년이 되고, 6학년이 된 아이들은 졸업을 준비하다. 여전히 학교는 농촌의 현실과 맞물려 있지만 아이들은 더 맑아지고 소리는 커져서 운동장 느티나무 그늘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다. 운동장도 작아지다. 앞으로 6년 여전히 길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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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그리고 시작꿈꾸는아이들 2012. 2. 15. 01:00
겨울의 마지막 시간은 늘 경이로움을 초대해 놓고 물러간다. 지나간 쓸쓸함은 이렇게 놀라운 생명을 부르는 노래였나 보다, 눈에 덮이고 얼음에 갇히고 찬 기운에 꽁꽁 굳은 흙은 어느 틈에 보드랍게 풀어지고 마치 처음 엄마가 된 것처럼 조심조심 깊숙한 생명을 하나하나 끌어 올린다. 얼마나 놀라운 3월인가? 얼마나 부풀어 오른 봄인가? 그렇구나. 이렇게 시작하는구나. 불어오는 바람도, 파란 하늘도, 흐르는 냇물도, 농부의 숨소리도 모두 시작이다. 꿈꾸는 일까지도 봄기운 따라 작은 발걸음들이 모였다. 엄마 손, 할머니 손, 할아버지 손까지 잡고 모인 아이들. 오늘은 입학식이다. 농촌의 초등학교 입학식. 뉴스를 보니 강원도는 작년보다 초등학교 아이들 수가 5,691명이나 줄었고, 신입생이 아예 없거나 1명뿐인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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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농촌의 꿈농촌이야기 2011. 12. 13. 23:47
한·미FTA 찬바람이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농촌은 꿈을 버리지 않습니다. 농촌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는 꿈은 아닙니다. 농촌이 많은 힘을 잃었다 해도 이미 원래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꿈도 아닙니다. 농촌은 이미 가야할 길을 오래 전부터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농촌의 소담한 꿈은 이 땅에서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농촌의 즐거움은 우리가 가진 가장 건강한 문화입니다. 함께 먹고 마시고 챙겨주고, 그리고 그것을 노래하고 춤추면서 모두의 흥을 길게 늘어뜨려 주는 친근함의 원천입니다. 도시에서 놀러 온 이도 반갑고 이주민도 반갑고, 누구든지 반갑습니다. 보통 농촌에는 문화가 사라졌다고들 합니다. 요즘 농촌은 예전에 가지고 있던 많은 것들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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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이어달리기농촌이야기 2011. 6. 22. 22:25
가까이 있는 목사님이 요즘 농촌학교 운동회에 대한 단상을 글로 썼습니다. 어린 시절 운동회에 대한 추억은 늘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데, 요즘 농촌학교 운동회는 줄어드는 학생 수로 인해 안타까움만 커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운동회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는 청백팀 이어달리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막내아들이 청팀이었는데, 그만 청팀이 이어달리기 바통을 놓쳐서 경기에 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씩씩거리는 막내아들보다도 그 이야기를 읽는 제가 더 원통(?)해 집니다. 사실 이어달리기의 승패는 바통터치에 있습니다. 받을 사람과 줄 사람이 있어야 하고 서로 잘해야 합니다. 목사님의 글은 농촌의 모습과 안타까운 현실로 이어집니다. 사람의 삶이란 이어달리기와 같은 것인데, 농촌은 바통을 이어받을 사람이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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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쿨버스 기사다꿈꾸는아이들 2011. 6. 15. 01:53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농촌지역의 한 초등학교 통학차량 자원기사를 하고 있다. 농촌의 열악한 현실은 지역학교의 통폐합을 강요하고 있고, 농촌학교들은 마치 병명을 알아버린 환자처럼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역의 구심점인 학교가 약해지니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처량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학교가 통폐합 될 땐 되더라도 수수방관하기에는 학교로 가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마냥 흩어지고 버려지는 것이 너무나 아깝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아이들의 웃음을 이리 저리 담아서 지역에 흩뿌리는 일을 하고 있고, 그것이 혹시나 희망이라는 열매를 달고 자라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사실 내가 하는 일은 그리 큰일이라고 할 수 없다. 정말 진지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공동체 삶의 기반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이들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