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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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꿈을 날려 봐!꿈꾸는아이들 2010. 12. 10. 14:33
겨울이라서 가릴 것 없는 하늘은 더 파랗다. 잎사귀를 떨어낸 나무는 홀가분히 서 있고 따뜻했던 날 아이들이 매달렸을 환희의 그물은 쓸쓸한 공 하나만 남기고 있다. 그래도 겨울 하늘이 창백하지 않은 것은 하늘로 올라가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작고 작은 꿈들이 바람처럼 올라가서 이리저리 노닐다 다시 내 마음에 들어오면 하늘은 내 안에서도 파랗다. 꿈 실은 연은 발걸음을 먼저 띄운다. 연을 날리기 위해서 내가 날아야 한다. 힘껏 뛰어 가뿐한 마음은 이윽고 여기저기서 연으로 날아오른다. 함성에 얹힌 꿈이 저마다 모습으로 피어난다. 하늘을 보니 가야 할 길은 거칠 게 없다. 농촌학교의 답답한 통폐합 이야기도 숨죽이는 우울한 구제역의 얼굴도 지금 내 손으로 시원하게 날려 보낸다. 그저 풀어주고 당기는 것이 노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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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뒤편이런저런글 2010. 11. 14. 18:52
오서산(烏棲山) 높이는 790m로, 금북정맥의 최고봉으로 예로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살아 까마귀 보금자리[烏棲]라고 불렀고, 정상에 서면 서해안 풍경이 시원하게 보여 서해의 등대라고도 불리는 산. 보령시 청소면 성연저수지에서 출발해 성동마을로 올라 과수원을 지나 산 중턱의 산판길을 따라 고갯마루에서 지능선길에 들어서면,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잡목숲과 억새풀밭인 주능선길에 닿고 완만한 곡선길을 좀 더 걸으면 정상에 다다르는 산. 청라 장현리 은행나무 숲(?)을 찾아 오서산 뒤편(여기서 뒤편은 서해 천수만을 기준으로 함)을 헤메다가 생각하지 않게 작은 보령댐도 보고, 참 고즈넉한 가을이 머물러 있는 마을도 봤습니다. 고마운 날이었습니다. 내현리 당내제(저수지)... 마치 작은 보령댐을 보는 듯. 저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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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리고 천천히꿈꾸는아이들 2010. 11. 10. 08:58
(*낙동초등학교에서 방과후학교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는 김지영 선생님 글입니다.) 혹시 피아노 소리가 마음으로 전해지고 아이들 몸짓이 건반에서 스며 나온다면 어떨까? 그것도 푸른 잔디 사이에서 사그라지지 않고 빛나고 있다면···. 여기 작은 손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가 있다. 푸른 운동장을 가지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낙동초등학교는 전교생 48명인 작은 농촌학교다. 그러나 그 작음 속에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보석과 같은 아이들이 촘촘히 자기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 아름다운 학교에서 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인 피아노를 담당하고 있다. 처음으로 아이들을 만났을 때가 기억에 새롭다. 몇 명 외에는 피아노에서 '도'가 어디에 있는지, 계이름도 박자도 전혀 모르고 있는 아이들이 태반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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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종이 울렸습니다 ~♪♪ ~♬꿈꾸는아이들 2010. 11. 4. 16:17
보령시 천북면 낙동리에 있는 낙동초등학교. 농익는 가을 아래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이 열렸습니다. 학부모뿐만 아닙니다. 오시고 싶은 분은 모두 초청하는 교실입니다. 지금은 노랗게 바래진 잔디 사이로 48명의 아이들과 올망졸망한 눈동자를 지켜보는 농촌의 엄마 아빠에게 수업종이 울렸습니다. ~♪♪ 2학년 교실 주희가 먼저 웃기 시작합니다. 현정이도 따라 웃고... 창밖으로도 즐거움이 새나옵니다. 모처럼 엄마 아빠도 일손을 놓은 채 단장을 하고 학생으로 돌아왔습니다. 1학년 1반 11번부터는 엄마 아빠 번호입니다. 재미있는 놀이 수업. 오늘은 엄마하고 함께 하니 영민이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는군요. 영민이하고 공부하기 위해서 그동안 열심히 논에서 바심(타작)을 하느라고 힘들었지만, 오늘은 엄마도 한결 가뿐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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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배추....농촌이야기 2010. 10. 14. 02:06
‘사람도 배추도 정직했다 ··· 한 포기 1500원’ 최근 들꽃마당공동체와 그 구성원의 배추밭을 취재한 중앙의 한 일간지 기사 제목입니다.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 덕분에 며칠간 전화를 엄청 많이 받았습니다. 배추와 절임배추 주문도 상당했고요. 지금 나라가 온통 배추 때문에 들썩 거립니다. 이 글이 읽힐 때쯤이면 얼마나 배추 값이 진정될지 모르지만, 올 가을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배추 가격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애간장이 다 타버린 것 같습니다. 일간지와 인터뷰하면서 들꽃마당공동체 김기수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배추가 만원인가 하는 거는 누군가 농간이지. 배추가 금이여? 금이 아니지. 농민은 한 포기 천 원 들어오면 무지하게 들어오는 거유.” 그렇습니다. 배추는 금이 아닙니다. 그런데 배추가 금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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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에서 길을 잃다꿈꾸는아이들 2010. 6. 11. 15:50
청설모 가로지르는 산길을 지나 바닷게 헤집은 갯길을 따라 작은 농촌학교를 실어 나른 지 4년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간 길마다 농촌학교와 아이들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꽃처럼 피어났습니다. 2009년 통폐합 시점을 지나서도 여전히 통폐합 대상학교 1순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들지 않는 아이들 웃음소리에 그동안 낡은 15인승 승합차는 스스로 힘을 내 아이들을 부지런히 실어 날랐습니다. 매끄럽지 못한 길 위에서 이런저런 고생을 한 승합차가 안쓰러운지 이번에 지자체 시의회에서 새로운 차량을 농촌학교에 지원했습니다. 새로운 차에 대한 반가움보다도 그동안 수고를 뒤로 한 채 퇴역해야 하는 차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컸지만···. 이번에 바뀐 승합차는 그동안 고생했던 차와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