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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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기찻길이런저런글 2021. 2. 8. 01:53
1. 보령에 살면서 가장 많이 본 길 중 하나가 장항선 길이고, 서울 갈 때 심심치 않게 타고 다니는 것이 장항선 기차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완행기차 비둘기호도 타봤고, 이제는 무궁화호 새마을호를 번갈아 탑니다. 사실 장항선에서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 대한 선택권은 그리 의미가 없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모를까 시간에 맞춰서 기차를 타려면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니기 때문에 어느 것이든 타야 합니다. 새마을호도 무궁화호를 개량한 기차라서 차이가 크게 나진 않습니다. 쉽게 이동하는 승용차가 편하긴 해도 서울을 가려면 가는 길에 차량이 밀리기도 하고, 서울 시내에서는 주차하면서 다니기 어려워 보통 기차를 탑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차는 KTX가 말해주듯이 쭉쭉 뻗은 철로로 빨리 다니지만, 아직 예외가 있다면 장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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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어서서이런저런글 2020. 10. 12. 23:27
1. 30여 년 전, 농촌에 처음 왔을 때, 그때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인사하며 자주 보니 알게 되고, 이런저런 길도 아침저녁 다니면서 알게 되었는데, 주변의 풀과 꽃은 도무지 알 수 없더군요. 잡초라고 이야기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지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어느 날, 모른다는 것이 너무 무심한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손에 쥘만한 디지털카메라 한 대 사서 주변 풀과 꽃을 찍었습니다. 꽃 모습을 외우고 풀 모습 특징을 새기고 이름을 적고, 때로는 인화해서 머리맡에 붙여두었습니다. 이름을 알기 시작하니 세상이 조금씩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안다는 것이 참 이상하더군요. 뭔가 풍성해진 느낌이랄까. 꽃밭을 만들면서 바닷가 석축 근처 버려진 돌을 주워다가 흙더미 쌓은 주위에 둘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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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 얼굴보령여행 2020. 9. 14. 22:48
어린 마음에도 감명 깊었던 소설 중 하나인 '큰 바위 얼굴' 나다니엘 호손이 1850년에 발표한 매혹적인 단편... 보령에도 '큰 바위 얼굴'이 있습니다. 일몰이 장관인 독산 바다 썰물 때 바다를 배경으로 보면 또렷한 얼굴이 드러납니다. 자연의 가르침에서 자연의 순리를 배우는 것은 오늘 더욱 필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자연의 가르침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는 진리를 우리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몸으로 부딪치며 배웁니다. 큰 바위 얼굴에서 자연을 이기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순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지금 힘든 이 시기도 고난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보령시 웅천읍 소황리 독산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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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의 시대이런저런글 2020. 4. 13. 00:04
1. 오서산 기슭을 넘어오다가 산 아랫마을 입구에 걸린 현수막을 봤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현수막이었습니다. 현수막 문구는 ‘몸은 멀게, 마음은 가깝게’였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현수막이었고, 문구 또한 실천 의지를 다잡고 있는 터라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현수막 문구가 계속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시기가 끝나면 세상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긴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20세기의 대공황과 세계대전과 비견되는 세기적 사건으로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문명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현수막 문구는 그동안 길든 사회 구조가 전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