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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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 희망이런저런글 2016. 2. 14. 02:32
지난 2월은 말 그대로 ‘졸업의 달’이어서 농촌의 학교들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서 졸업식을 치렀다. 농촌에서 이십 년을 넘게 산 덕분인지 몇 학교의 졸업식에 참석해야 했다. 졸업하는 아이들의 앞날에 복을 빌어주고, 그동안 많은 수고를 한 선생님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를 드렸다. 언제나 봐도 졸업식은 진지하다. 장난꾸러기들도 졸업장을 손에 쥐면 그동안 다녔던 학교를 떠나야 하는 사실 앞에 숙연해진다. 여전히 농촌학교의 졸업식 노래는 목이 멘다. 슬픈 졸업식을 원하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졸업식 노래는 모든 이들 마음에서 차분히 맴돌기를 바란다. 올해는 지역 내에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는데, 유난히도 졸업하는 아이들을 소개하는 각자 게시판이 눈길을 끌었다. 초등학교는 졸업식장 입구에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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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대하여농촌이야기 2015. 10. 13. 23:56
저는 지금 십 년째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 있는 낙동초등학교 스쿨버스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낙동초등학교에 관하여는 가끔 글을 썼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잠깐 설명을 한다면 농촌에 있는 통폐합 대상 학교였다가 지금은 잠시 그 통폐합 대상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낙동초등학교라고 하니까 많은 분이 낙동강 변에 있는 학교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 보령은 낙동강과는 거리가 아주 먼 서해 지역입니다. 왜 낙동초등학교 이야기를 하느냐면, 요즘 제가 농촌여행(마을여행)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 가을부터 실제로 농촌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여행과 농촌 초등학교? 그렇습니다. 농촌 초등학교도 농촌의 당당한 여행자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농촌여행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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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제11회 온새미로축제'농촌이야기 2015. 10. 9. 22:31
유쾌한 농촌 축제인 '제11회 온새미로 축제'가10월 30일(금)~31일(토)에 보령시 천북면 신죽리수목원에서 열립니다. 올해로 11회째입니다.작은 꽃화분을 모아서 시작한 들꽃축제가 십 년을 훌쩍 넘어섰습니다.그동안 이름도 '들꽃축제'에서 언제나 변함없다는 '온새미로축제'로 바뀌었습니다. 소박합니다.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아닙니다.어떻게 보면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숲, 바람, 사람, 먹을거리, 그리고 즐거움.그것이 전부입니다.그저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농촌의 가을을 즐기는 축제입니다. 30일(금)은 작년부터 '커피축제'로 문을 열었습니다.커피가 주는 소통의 능력을 살려서 농촌의 생명을 함께 누리고자 함입니다.멋진 카페도 수목원 안에 만들었고, 농산물판매장도 예쁘게 만들었습니다.단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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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과 농업에 대한 단상(斷想)농촌이야기 2015. 8. 12. 23:29
올여름은 비가 그렇게 내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장마가 끝나니 불볕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유난한 것 같은 폭염은 힘들어도 가을을 빛낼 많은 생명이 더위 속에서 점점 제 모습을 갖춰갑니다. 강아지풀도 기세를 멈추지 않습니다. 서재 옆의 강아지풀은 친근함이 더합니다.강아지풀을 볼 때마다 언제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누구라도 그렇겠지요.손바닥에 올려놓고 강아지 부르듯이 당기면 살살 간질이던 느낌은 지금도 즐거움입니다. 강아지풀은 잡초라고 천대를 받지만, 옛날에는 구황식물로 사용되기도 했고,우리가 잡곡으로 먹는 조(粟)의 원조이기도 합니다.흔한 것 같아도 오염에 약해서 이제 도심지에서는 갈수록 보기 어려운 녀석이지요. 더위 속에서 휴식을 찾을 때면 가끔 농민들과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제가 친환경 미생물 농업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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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들꽃마당 2015. 7. 19. 14:53
2015 여름 신죽리수목원 '능소화' 옛날에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고 해서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지만, 출처가 정확한 말은 아니고, 또 독성이 있어서 위험하다고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이 또한 틀린 말입니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여름꽃, 능소화.능소화는 다년생 낙엽성 덩굴식물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한여름,꽃과 풀들이 더위에 눌려 제 모습 드러내지 못할 때, 주홍빛 화사함 뽐내며넝쿨을 따라 곱게 피어나는 꽃 능소화입니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면 조금 더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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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만 하겠니?농촌이야기 2015. 6. 10. 18:47
요즘 낙심천만이다. 농촌에 살면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한 적은 별로 없었다. 오래도록 함께 살 것만 같았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누구라도 주변에서 죽음을 맞는 일이야 당연한 인간사이니 낯선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 믿고 의지했던 분들이 마치 여행 가듯이 훌훌 떠나는 일은 처음이니 남은 사람들이 받는 충격이 크다. 돌아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지만 지난 세월에 모두 연로해졌다. 연로해지니 힘이 없어지고, 그간 농사짓느라 쌓인 중노동의 흔적이 몸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마음이 아픈 것은 그래도 농사를 쉴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식의 부양을 받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많다. 몸을 가누기 어려워도 농사를 지어야 근근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몸이 아파도 일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