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천북면 하만1리 천북중학교 근처, 신흥교회 옆 보리밭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며칠 전까지 네이버 여행 코너 1면에 계속 소개될 정도로 사진 찍는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참 많이 옵니다.
마을의 한 장소가 어떻게 알려지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곳이 될까요?
일단은 매력이 있어야겠지요. 천북면 보리밭은 원래 과수원이었다가 요즘에 목장 초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보리도 사료용 보리가 자라고 있고요. 주변이 축산 목장에 둘러싸여 있어서 사실 환경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12년 전입니다. 과수원이 없어지고 보리를 심었을 때,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이 능선과 어우러져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진 장소로 생각한 것은 2016년에 보령우유를 알리려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면서입니다. 천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여러 곳 있습니다. '처음 가보는 보령 여행'을 지속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천북 보리밭에 사진 찍기 위해 오는 이들은, 이곳이 고창 청보리밭처럼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창 청보리밭은 멋지고 사진 풍경도 더할 나위 없지만 너무(?) 광활한 밭에서 걸어 다니며 더위와 싸우느라 고생이 심하다고.... 천북은 장소는 작아도 오히려 프레임이 빼어나고 사진 배경도 깔끔해서 맘에 더 든다고 좋아합니다.
어느 마을이나 당연히 멋진 장소가 있습니다. 다만 그 장소의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 더딜 뿐이지요. 물론 찾아낸다고 모두 명소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장소를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여 임천면의 '사랑나무'는 이미 전국에서 소문난 핫플레이스이며 느티나무로는 가장 유명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일몰에 맞춰 사진을 찍으려면 기다리는 줄이 길어서 몇 시간 전에 가야 한고 합니다. 전북 부안 곰소염전에 갔을 때, 바로 옆 찐빵카페와 콜라보를 이루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찐빵카페로 인해 염전의 가치가 드러나고, 염전 풍경으로 찐빵카페는 더 근사하게 보이고요. 사랑나무 근처에도 덩달아 유명해진 사랑나무돈까스 집이 있습니다.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지역경제에 나름 일조를 합니다. 천북도 알게 모르게 보리밭에 오는 사람들이 밥 한 끼, 커피 한 잔, 우유아이스크림 등을 소비하고 갑니다. 사람들이 다녀간다는 자체도 농촌은 중요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마을 활성화와 연결된다면 마을 만들기 보람도 한결 커지겠지요.
영화나 드라마 장소가 아니더라도 감춰진(?) 마을 경관을 드러내는 일은 필요합니다. 작물도 경관과 어우러지고 수익에 일조하도록 심으면 좋겠습니다. 오래전에 청송군 주왕산 입구에서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여러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마을의 한 장소가 억지로 명소가 될 수는 없지만, 매력 있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끄집어내기 위해 마을에서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