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춥기도 했지만, 눈이 제법 내려서 겨울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고 여유작작 눈 내리는 겨울 구경을 위해 제가 사는 마을인 천북 신죽리 갈대밭으로 지난 주간은 여행을 자주 갔습니다.
갈대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지구상의 온대와 한대에 걸쳐 분포하는 식물입니다. 습지나 갯가 주변에서 군락을 이루고 자랍니다. 보령 천북에도 엄청난 갈대 군락지가 있지만 들어가기도 쉽지 않고, 옆에 있는 서천 한산 신성리 갈대밭이 무척 유명해서 천북 갈대밭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대보다 억새가 늦여름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만, 갈대에는 낭만과 음악 이야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님프인 시링크스가 목신(牧神)인 판에게 쫓기다가 강의 님프들 도움으로 갈대로 변신합니다. 시링크스를 찾던 판은 갈대가 바람과 어울려 내는 소리에 반하여 몇 개의 갈대 줄기를 이어 붙여 피리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팬파이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갈대는 악기로도 사용된 것이지요.
무엇보다 갈대밭은 생태계 보물입니다. 수질 정화 능력도 갖추고 있고,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됩니다. 천북 신죽리 갈대밭은 예전에 '서태지와 아이들' 앨범 홍보를 위한 미스터리써클 사건(?)이 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새해를 맞아 눈 덮인 신죽리 갈대밭 사진들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갈대밭 하천은 하얀 얼음 호수가 되었습니다. 눈 내리면 오셔서 보령의 즐거움과 천북의 자연을 함께 누리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