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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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재미있는 일이...이런저런글 2021. 10. 30. 21:28
며칠 전, 한적하기 이를 데 없는 김제 죽산면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여행이라기보다 요즘 죽산면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해서 구경(?) 갔습니다. 사실은 가끔 보던 이곳 유튜브에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가 새벽 공기 자욱한 죽산면 거리에서 피아노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두근거리는 마음 진정시키며 갔습니다. 농촌에서 이런 일은 얼마나 즐거운가 무너지는 농촌에 해맑은 청년들이 즐겁게 들어와 곳곳에 희망을 세우는 모습을 보며, 저도 청년처럼 새마음을 담고 왔습니다. 맛있는 커피도 나누어 마시고요. 꿈꾸듯이 신기한 일입니다. 오늘, 우리 농촌에 번져가야 할 일입니다. 내가 사는 마을은 어떤 즐거움을 키울까 . . . . - 즐거운 농촌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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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산이런저런글 2021. 8. 2. 12:09
노란 우산을 샀습니다. 여러 개였는데, 하나가 남았습니다. 애틋함에 흔들거리던 리본은 어느 틈에 떠나버리고 차례로 우산을 잃었습니다. 아니, 어느 곳에 놔두고 왔겠지요. 희망을 펼치고 싶은 사람이 사용했을까. 하나 남은 우산은 잘 챙깁니다. 다시 찾아오기를 되풀이하면서요. 우산을 든 날은 늘 흐렸습니다. 비가 왔습니다. 당연히... 노란색은 그 속에서 빛납니다. 마음에 닿기 때문일까요 비 내리는 오늘, 서해에서 우산을 펼쳤습니다. 밀려오는 물에 길은 멈추고 더 갈 수 없는 그때, 우산이 노란색으로 커졌습니다. 등대가 되었습니다. 바라보는 누구든지 절망하지 않고 다시 힘을 내기를 잃었던 우산들이 오늘은 곳곳에서 노랗게 피어나, 가야 할 길을 알려주기를 그렇게 바라는 마음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비 내리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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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첫걸음이런저런글 2021. 1. 2. 22:29
코로나 19로 힘들었던 날들을 위로하고 싶었던지 새해 첫날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렸습니다. 날씨는 겨울인 것을 보여주듯이 추웠지만, 눈길을 걷는 즐거움은 새로운 시간 앞에서 풍성했습니다. 천북면 신죽리... 그야말로 드넓은 갈대밭도 하얗고 구석구석 논길 밭길도, 산길도 앞서간 발자국 없이 누구라도 첫걸음이 되도록 겸손히 기다린 길이 되었습니다. 한 걸음 밟을 때마다 떨리는 마음으로 누군가 흔들림 없이 따라오도록 기도했습니다. 여전히 힘들어도 함께 간다면 추운 시간도 맞잡은 손으로 따뜻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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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후 일몰농촌이야기 2020. 11. 28. 18:25
아마 저것만 해도 만 평이 훌쩍 넘을 것 같은 고구마밭... 천북 가는 길, 지나면서 그 많은 사람이 심고 수확하고 옮기고 정리하고 그렇게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또 봤는데 엊그저께는 덩그러니 트랙터 한 대만 자리에서 일몰을 벗 삼아 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바라보기만 해도 알 것 같아 가만히 옆에서 일몰만 보다가 어깨 스치며 내려왔습니다. 이제 눈 내리면 저 붉은 것 위로 파르스름하니 하얗게 지나는 사람 부르겠지요. 눈 녹을 때쯤은 감춰 둔 희망이 고구마처럼 줄기줄기 엮어져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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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별이런저런글 2020. 11. 15. 00:41
언제나 그렇듯이 계절이 시작하면 그 자리에 빛나게 멈춰있을 줄 알았습니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때론 망각하는 경우겠지요. 밤하늘, 아침 빛 맘껏 누리면서 젖어 들다가 뜨겁거나 차가워지면 화들짝 놀라서 정신 차립니다. 나뭇잎 하나도 온 힘을 다해 매달리고 흔들리고 떨어지고 곳곳에 시간 지난 흔적이 또렷해질 때, 내 모습도 그렇게 지난 자취가 물든 것을 뒤늦게 압니다. 가을은 저리도 탐스러운 색깔을 덧입히고 떠나지만 나는 아쉬움에 탄식을 내놓고 빈 자리에서 당황합니다. 다시 저런 시간이 내게 있을까 되뇔 뿐입니다. 그래서 낙엽은 희망입니다. 떨어지는 것이 다시 피어나는 시작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여전한 걱정은 샛노랗지만 떨어지는 순간에도 자기 색을 드러내며 아쉬움 하나 남기지 않는 가을의 모습을 보며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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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 얼굴보령여행 2020. 9. 14. 22:48
어린 마음에도 감명 깊었던 소설 중 하나인 '큰 바위 얼굴' 나다니엘 호손이 1850년에 발표한 매혹적인 단편... 보령에도 '큰 바위 얼굴'이 있습니다. 일몰이 장관인 독산 바다 썰물 때 바다를 배경으로 보면 또렷한 얼굴이 드러납니다. 자연의 가르침에서 자연의 순리를 배우는 것은 오늘 더욱 필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자연의 가르침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는 진리를 우리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몸으로 부딪치며 배웁니다. 큰 바위 얼굴에서 자연을 이기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순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지금 힘든 이 시기도 고난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보령시 웅천읍 소황리 독산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