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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저것만 해도 만 평이
훌쩍 넘을 것 같은 고구마밭...
천북 가는 길, 지나면서
그 많은 사람이 심고
수확하고 옮기고 정리하고
그렇게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또 봤는데
엊그저께는 덩그러니
트랙터 한 대만 자리에서
일몰을 벗 삼아 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바라보기만 해도 알 것 같아
가만히 옆에서 일몰만 보다가
어깨 스치며 내려왔습니다.
이제 눈 내리면
저 붉은 것 위로
파르스름하니 하얗게
지나는 사람 부르겠지요.
눈 녹을 때쯤은 감춰 둔
희망이 고구마처럼 줄기줄기
엮어져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