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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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학교농촌이야기 2019. 8. 11. 22:35
1. 마을학교 연수회에 참석했는데 교육부에서 온, 장학사 출신으로 혁신교육 업무를 담당하는 유쾌한 강사가 두 아들에 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큰아들은 공부를 잘해서 수능 성적이 무척 우수하게 나오고 대학도 무난히 들어갔으나 둘째 아들은 변함없이 눈을 의심할 정도의 성적을 받아왔기 때문에 아예 대학 갈 생각을 포기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귀를 더욱 쫑긋하며 들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들은 오직 공부만 잘하는 아이였고, 둘째 아들은 오직 공부만 못하는 아이였다니 듣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오고 흥미진진해졌습니다. 한 번은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갔는데, 출국장에서 큰 아이가 나간 후 둘째가 자기 나이를 영어로 쓰지 못해서 당황했다는 이야기와, 출국장 밖에 나와서는 큰아이가 목이 말라 물을 찾으면서도 물 한 병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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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대하여농촌이야기 2015. 10. 13. 23:56
저는 지금 십 년째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 있는 낙동초등학교 스쿨버스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낙동초등학교에 관하여는 가끔 글을 썼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잠깐 설명을 한다면 농촌에 있는 통폐합 대상 학교였다가 지금은 잠시 그 통폐합 대상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낙동초등학교라고 하니까 많은 분이 낙동강 변에 있는 학교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 보령은 낙동강과는 거리가 아주 먼 서해 지역입니다. 왜 낙동초등학교 이야기를 하느냐면, 요즘 제가 농촌여행(마을여행)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 가을부터 실제로 농촌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여행과 농촌 초등학교? 그렇습니다. 농촌 초등학교도 농촌의 당당한 여행자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농촌여행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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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꿈꾸는아이들 2011. 3. 4. 00:11
보령시 천북면 낙동초등학교 통폐합 대상의 경계선에 긴장이 맴돌아도 아랑곳하지 않는 아이들 소리로 희망이 만들어지는 곳 7명이 졸업하고 일주일이 지난 뒤 어디서 나타났는지 7명이 배시시 웃으며 자리를 만들고 비올라 소리 긴 여운 따라 3명이 전학 오고... 다시 또 전학 오고... 그렇게 54명이 된 학교 다시 기운이 도는 잔디밭 운동장에 초롱초롱 이름표 바람에 날리고 곳곳에서 울려나는 합창 소리에 벌써 오래 된 아이들처럼 스스럼없이 자리하는 입학식 오늘만 같으면 백 년의 꿈도 짧은 것을 한 귀퉁이 마다하지 않아도 어느 틈에 늠름해진 저 느티나무처럼 푸르게 자라나기를 기원하는 입학식 2011학년도 입학 및 유치원 취원 신입생 7명과 유치원 취원생 13명 1학년 최성진 선생님 인사 선생님 바라보고 교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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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종이 울렸습니다 ~♪♪ ~♬꿈꾸는아이들 2010. 11. 4. 16:17
보령시 천북면 낙동리에 있는 낙동초등학교. 농익는 가을 아래 학부모 초청 공개수업이 열렸습니다. 학부모뿐만 아닙니다. 오시고 싶은 분은 모두 초청하는 교실입니다. 지금은 노랗게 바래진 잔디 사이로 48명의 아이들과 올망졸망한 눈동자를 지켜보는 농촌의 엄마 아빠에게 수업종이 울렸습니다. ~♪♪ 2학년 교실 주희가 먼저 웃기 시작합니다. 현정이도 따라 웃고... 창밖으로도 즐거움이 새나옵니다. 모처럼 엄마 아빠도 일손을 놓은 채 단장을 하고 학생으로 돌아왔습니다. 1학년 1반 11번부터는 엄마 아빠 번호입니다. 재미있는 놀이 수업. 오늘은 엄마하고 함께 하니 영민이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는군요. 영민이하고 공부하기 위해서 그동안 열심히 논에서 바심(타작)을 하느라고 힘들었지만, 오늘은 엄마도 한결 가뿐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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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에서 길을 잃다꿈꾸는아이들 2010. 6. 11. 15:50
청설모 가로지르는 산길을 지나 바닷게 헤집은 갯길을 따라 작은 농촌학교를 실어 나른 지 4년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간 길마다 농촌학교와 아이들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꽃처럼 피어났습니다. 2009년 통폐합 시점을 지나서도 여전히 통폐합 대상학교 1순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들지 않는 아이들 웃음소리에 그동안 낡은 15인승 승합차는 스스로 힘을 내 아이들을 부지런히 실어 날랐습니다. 매끄럽지 못한 길 위에서 이런저런 고생을 한 승합차가 안쓰러운지 이번에 지자체 시의회에서 새로운 차량을 농촌학교에 지원했습니다. 새로운 차에 대한 반가움보다도 그동안 수고를 뒤로 한 채 퇴역해야 하는 차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컸지만···. 이번에 바뀐 승합차는 그동안 고생했던 차와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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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바닷길, 사람 길농촌이야기 2010. 2. 6. 20:06
루쉰의 마지막 구절을 읽습니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버려야 할 것들과 단절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사회와 민중을 향해 갖는 가능성에 희망을 여는 루쉰의 글은 오늘도 새로운 의미를 담아냅니다. 세상에 희망이 자기만의 모습을 갖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시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그곳에 희망이 만들어집니다. 그러기 때문에 희망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가능성에 마음을 여는 것’, 그리고 ‘걸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은 그렇게 모습을 갖춥니다. 그러나 걸어가는 사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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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꿈꾸는아이들 2009. 8. 10. 12:06
몇 년째 스쿨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 보령시 천북면 낙동초등학교는 지금 합창 연습이 한창입니다. 어떻게 모 방송국의 문화체험 다큐멘터리 촬영 학교로 선정되어서 그 일환으로 합창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중에는 악보를 잘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고, 피아노를 배워도 일 년 내내 도레미파솔라시도만 왔다 갔다 하느라고 바쁘기 그지없는 아이들도 있어서 연습시간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들 열심입니다. 얼마나 열심히 부르는지 목이 쉬어서 컥컥대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웃음도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가르치는 지휘자 선생님과 함께 진지하게 소리를 내려고 애쓰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 우리 천북에, 아니 우리 농촌에 희망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아시는 대로 여러 사람이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