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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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진전 - '대나무'이런저런글 2023. 6. 18. 11:20
신죽리(新竹里) 이름에 대나무가 들어가 있듯이 마을에 대나무가 많습니다. 늦봄부터 초여름에 죽순(竹筍)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죽순이 작을 때는 보는 재미가 있지만, 꽃이 지고 몸집이 커지면 제법 위세를 부립니다. 너무 번져도 귀찮은 것이 대나무입니다. 사군자(四君子) 그림에 대나무가 들어간 것은 모양이 반듯해서 고결한 군자와 닮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대나무를 그렸고, 사진가들도 대나무를 사진에 많이 담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대나무를 찍어서 유명한 사진가들이 제법 있습니다. 세계적인 화가이며, 가까운 홍북 중계리 출생인 고암 이응노는 대나무 그림을 통해서 유명해졌습니다. 고암(顧庵)이라는 호를 쓰기 이전 호가 죽사(竹史)였고, 1927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하면서 작가로서 첫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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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시회이런저런글 2023. 5. 21. 14:08
. 작년부터 신죽리수목원 작은 카페에서 연작으로 5점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최소 올해 말까지는) 계속 5점 시리즈 전시를 할 것 같습니다. 각각 전시 기간은 다릅니다. 길게는 한 달, 짧으면 2주 정도입니다. 어제 '신죽리'라는 제목으로 5점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추모의 성격도 있습니다. 참으로 애틋한 마음을 나눴던 어른이 어제 오후에 돌아가셨습니다. 무척 슬프기도 하고, 그동안 투병 생활로 인해 이제는 안식하시겠구나... 안도감도 있고... 예견하고 있어서 사흘 전에 주변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에 사진을 벽에 걸고 나니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장례 준비를 하면서 사진 한 장을 바꿨습니다. 어떤 사진이 바꾼 사진인지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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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촌 마을 강아지들농촌이야기 2023. 3. 17. 23:16
. 쌈지촌 닥스훈트 엄마가 새끼를 낳았대요. 3마리인가? 구경을 갔는데, 엄마만 닥스훈트 새끼들은 그 유명한 시고르자브종...^^ 아빠가 누군지 모른다는군요. 엄마를 조금만 닮았으면 어땠을까? 그 옆집은 아빠가 늠름하군요. 엄마도 멋지고요. 새끼들은 6마리인가? 엄마 아빠가 골고루 섞여 있어요. 강아지들 식성이 보통 아니에요. 틈만 보이면 엄마 젖을 향하네요. 쌈지촌 마을 새로운 식구들 옆에는 염소 가족들이 씽씽 다니고요. 이제 어린 손님들이 얼굴 보러 올 텐데, 봄날 따뜻한 바람맞으며 즐겁게 잘 살기를 바라요. . . . - 2023. 3. 17. 신죽리 쌈지촌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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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더불어 살기로 하다이런저런글 2022. 12. 13. 00:12
1. 마을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이제 꼭 30년입니다. 충남 보령시 천북면 신죽리에서 산지가. 신죽리는 전형적인 충남 농촌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눈에 보이는 집들이 띄엄띄엄 있습니다. 이곳에 목회자로 와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공동체 삶에 조금씩 눈을 떴습니다. 처음엔 이곳이 얼마나 농촌인지도 몰랐습니다. 시간은 참 빠릅니다. 이제 60대 중반이 되었으니… 내 고향은 전남 목포, 아내는 경북 안동이고 이렇게 충남에서 살고 있으니 그런대로 우리나라 지역도 아우르며 사는 셈입니다. 여전히 신죽리 마을에서 목회를 하지만, 그동안 여기에서 목회하는 일로 여러 가지 일이 이어졌습니다. 신죽리에서 마을 사람들과 이렇게 저렇게 사는 일이 알려지면서 보령시 ‘마을 만들기’ 일에 참여하고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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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죽리 갈대밭 속으로 조금 더...농촌이야기 2021. 1. 11. 15:47
새해는 춥기도 했지만, 눈이 제법 내려서 겨울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고 여유작작 눈 내리는 겨울 구경을 위해 제가 사는 마을인 천북 신죽리 갈대밭으로 지난 주간은 여행을 자주 갔습니다. 갈대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지구상의 온대와 한대에 걸쳐 분포하는 식물입니다. 습지나 갯가 주변에서 군락을 이루고 자랍니다. 보령 천북에도 엄청난 갈대 군락지가 있지만 들어가기도 쉽지 않고, 옆에 있는 서천 한산 신성리 갈대밭이 무척 유명해서 천북 갈대밭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대보다 억새가 늦여름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만, 갈대에는 낭만과 음악 이야기가 묻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님프인 시링크스가 목신(牧神)인 판에게 쫓기다가 강의 님프들 도움으로 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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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광야이런저런글 2021. 1. 4. 19:35
천수만 끝자락 바다가 있는 땅 그곳은 보령 천북 신죽리 바다였던 신죽리는 언제부터 갈대가 되었습니다. 넘실대는 갈대 바다 새해 첫날 눈이 내렸습니다. 바다에 가득한 눈 갈대 사이를 헤집으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바람이 이끕니다. 나는 무엇을 보려고 왔을까?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더냐?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세례 요한의 제자를 돌려보낸 후 군중을 향한 예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신죽리 갈대 바다는 광야만큼 싸늘하지만 내딛는 발걸음에는 갈대의 위로가 덮입니다. 흔들리는 것은 너만이 아니더라... 눈 내리는 신죽리 겨울 흔들려서 즐거운 축제 시간입니다. 하늘이 흔들린다고 느끼면 곧 축제가 열리는 시간 바람 타고 갈대 바다로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