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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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역(廣川驛)이런저런글 2022. 9. 5. 17:04
광천역은 홍성군이지만, 천북(川北)에서 광천역은 홍성이 아니다. 대천역은 낯설어도 광천역은 친근하다. 마을회관 앞에 차 세워놓듯이 광천역은 그렇게 주변에 차를 대놓고 서울 다녀오는 곳이다. 어쩌다 마주치는 역무원은 무심하다. 적당히 편안하다.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도 천천히 지나간다. 광천역과 청소역 사이는 아름답다. 곡선의 미학이 자연과 어우러진다. 기차가 마냥 구부러진다. 산기슭을 돌아 머리부터 내미는 기차 모습은 이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장항선의 예술이다. 누구라도 한 번쯤은 봐야 하지 않을까. 괜히 안타깝다. 서울을 다녀왔다. 광천역을 떠나서 다시 오기까지 모습을 사진에 몇 장 담았다. 밤늦게 도착할 땐 조금 피곤하긴 하다. 그래도 어둠 속에서 광천역사 문을 지나면 마음이 넓어진다. 이제 금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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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선 보령 길이런저런글 2021. 2. 2. 19:20
. 장항선은 십여 년 전 군산선과 이어지면서(2008년) 용산에서 전북 익산까지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 되었지만, 본래는 천안에서 금강 하구의 장항 사이를 연결하는 노선이었습니다. 1931년 조선경남철도주식회사가 전 구간을 개통시킬 때 명칭은 충남선이었습니다. 장항선은 서해 정취가 물씬거리는 아름답고 정이 솟는 길입니다. 특히 보령 길은 애틋함을 품고 구부러진 산길 논길 바닷길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직선화 사업으로 그동안 장항선 역중 14개가 폐쇄되었다고 하는데, 보령도 여러 역이 희미한 흔적 위로 이름만 남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장항선 보령 길은 가장 아름다운 구간에 속합니다. 특히 멋진 길은 청소역에서 원죽역 사잇길입니다. 걷기에도 참 좋은 길입니다. 서울에서 보령으로 내려오면 첫 번째 역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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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 대한 추억이런저런글 2015. 1. 8. 00:36
항구는 기차 종착지이면서, 출발지입니다. 군대에 가기 전까지 고향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를 했습니다. 지역이 섬이 많은 곳이어서 섬에서 육지로 유학 온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중고등부 아이들도 120여 명이 넘어서 활동도 활발했습니다. 어느 땐가 반별로 소풍 계획을 세우는데 수줍음이 많던 여자아이가 쪽지를 한 장 내밀었습니다. 무슨 내용인가 싶어 펴보니, 이번 소풍에 기차를 타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야 알았습니다. 섬에서 온 아이들은 늘 배만 타고 다녀서 육지의 기차를 타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을. 기차를 타고 30분 거리의 딸기밭으로 갔습니다. 완행기차였지만, 마음들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습니다. 그날 이후로 기차를 보면, 쪽지에 쓰인 그 마음이 떠오릅니다. 홍성이나 대천을 가고 오면, 장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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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로 가는 기차꿈꾸는아이들 2014. 4. 27. 16:37
아이들하고 기차를 보러 갔습니다.엉겁결에 머리 위로 기차가 지나갔습니다. 머리 위로 기차가 지나가다니.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서둘러 기차 시간표를 조회했습니다.15분 후면 상행선 기차가 지나갈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머리 위로 가는 기차를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기찻길 옆이 놀이터입니다.물에 내려갔다가 손잡이를 잡고 올라오고주변을 맴돌다가 다시 내려갑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은정이가 철길 위로 올라가 봅니다. 봄바람에 날리는 꽃잎만이 선로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기차가 많이 늦습니다.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순간 무엇인가 힘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아이들 입에서 탄성이 쏟아집니다. 머리 위로 지나는 기차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주은이만 놔두고 전부 뛰쳐나옵니다.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