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된 야구팀이
금메달을 딴 이후로 야구는 더욱 관심을 받는 운동경기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 해는 프로야구팀 경기에서 각 팀들이
더욱 흥미진진한 경기를 벌임으로 관심도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일본 프로야구 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가와이 마사히로라는 타자가 야구 세계 기록을 세웠을 때,
그가 세계 정상에 선 분야는 ‘보내기 번트 성공 횟수(512개)’였습니다.
야구에서 번트(bunt)는 방망이를 힘 있게 휘두르지 않고
공에 방망이를 갖다 대듯이 가볍게 밀어 공을 내야에 굴리는 타법입니다.
호쾌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야구에서 번트는 비겁한 작전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번트는 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와이는 늘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번트는 자기를 버리는 임무이지만, 자부심만은 버리지 않는다.”
번트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기습 번트는 주로 발 빠른 타자가 타격감이 좋지 않다거나 수비의 허점을 이용해
자기가 살아 나가기 위해 기습적으로 방망이를 공에 대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내기 번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보내기 번트는 이미 나가 있는 선행 주자를 다음 루로 보내기 위한 것으로
자기는 희생될 것을 각오하고 선행 주자를 살리는 것입니다.
물론 번트를 잘해서 자신도 사는 것이 훨씬 좋은 일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자신도 살 수 있는 보내기 번트 성공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희생양이 되기를 각오하고 남을 살리기 위한
보내기 번트는 그런대로 해 볼만 합니다.
그리고 보면 가와이 선수는 자기를 희생하는 임무를
충실히 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에서 으뜸이 될 수 있다는 진리를 배운 것 같습니다.
나를 희생해서 남을 살림으로 열매(점수 내기)를 맺는 임무를 가진 번트는
시원스럽다고는 할 수 없어도 매력적인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비록 나를 버리는 임무이지만, 내가 속한 공동체가 사는 일이고,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면 기꺼이,
그리고 즐거움으로 하고 싶은 것이 보내기 번트입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보내기 번트를 자원하는 이들이 곳곳에 있다면
어려움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함께 이기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