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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꿈을 꾼다.
삶의 덧칠을 위해서
시간에 밀리면 다시 벗겨지고
떨어져 나가기도 하지만
꿈꾸지 않으면
마치 남들은 다 지나간듯한 그 자리에서
홀로 남겨진 아른한 아픔에 베이고
힘겨워하기 때문이다.
꿈을 꾸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내가 부르면
마치 곧 달려 올 것처럼
꿈은 그렇게 부풀어 있다.
바라볼수록 그 색깔도 곱다.
그리고 드디어 나비처럼 펄럭인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꿈이 삶을 덧칠해 주기는 한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좋다고 말을 하도록 도와준다.
부푼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은
꿈마저도
그 자리에 머문 삶에 사로잡히고 만다.
이제 쓸쓸한 벌판, 그 황량한 바람 속으로
창을 열고 자유롭게 던져지지 않으면
무뎌지는 아픔만이
꿈인 양 붙어 있을 뿐이다.
아, 기다린다.
모두 떠난 후
자유로운 몸으로 쓸쓸하게 던져질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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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 성주면에 있는 개화예술공원 모산미술관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