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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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기, 함께 산다는 것…이런저런글 2022. 6. 10. 09:50
1. 커피 한 잔 마시려고 수목원 카페에 들렀는데, ‘옆 마을에 상(喪) 난 것 아시느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어느 집에 상이 낫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하루 전에 세상 떠난 이는 50을 갓 넘긴 여성인데, 중학생 시절부터 몸이 아파 집 안에만 있다가 최근에 몸이 극도로 약해져서 생을 마감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마을에서 산 지 꼭 30년이 되었고 옆 마을도 자주 다니면서 마을 사람을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상이 난 이야기는 충격이었습니다, 아니, 아픔이었습니다. 조금 더 알아보니, 어려서부터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고, 몸도 허약해서 주변에서는 신병(神病)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보통 무당이 되기 전에 이유 없이 앓는 병을 신병이라고 통칭하는데, 정말 신병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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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보는 지혜이런저런글 2022. 4. 26. 12:29
. . 도시는 유기체라고 말합니다. 사람의 일생처럼 과정이 있다는 거죠. 한 도시가 지탱하는 것은 흐름의 변화 속에서 편중하지 않는 관계를 유지할 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관계라는 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지고 사라지기에 여기에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혜는 관조(觀照)와 연결됩니다. 사물의 현상을 인식하는 모습 그런데 이게 틀에 갇힌 생각에서 나오면 오해와 왜곡을 부릅니다. 요즘 오해와 왜곡으로 늙은 도시를 꼭 살려내겠다는 정치 구호가 종종 등장합니다. 이런 구호는 바로 전에도 있었습니다. 사람의 행복은 어릴 때와 청년 때, 노인에 이르렀을 때 다 같지 않습니다. 행복의 가치는 다르지 않습니다. 행복의 시간은 다릅니다. 도시가 유기체라고 할 때 내가 사는 도시는 지금 어떤 행복이 즐거움일지 관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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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볼 수 있을까?이런저런글 2014. 8. 13. 17:57
우리는 서로를 볼 수 있을까? 영화 ‘명량’을 봤다. 아니, 이순신을 봤다. 영화를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성화도 있고 해서 모처럼 읍내 극장엘 갔다. 영화에 대한 여러 평이 있지만, 그래도 제법 몰입을 높여주는 영화였다. 도무지 이길 수 없는 전투에서 이긴 이순신. 끝내 전쟁의 흐름을 바꿔버린 이순신.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우리 민족에게 이순신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일단 이 감동만으로도 영화를 본 보람은 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무언가 아련함이 내내 밀려들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 때문이었다. 이 아련함은 선조 임금으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하여 병이 든 채 백의종군하면서 다시 전쟁터의 늙은 장수가 되는 이순신을 열연한 그 모습일 수도 있지만, 꼭 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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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날이런저런글 2013. 10. 6. 23:47
옛날에 어떤 성자(聖者)가 있었다. 그 성자가 한 번은 제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밤의 어두움이 지나고 새 날이 밝아 온 것을 그대들은 어떻게 아는가?”하고 물었다. 제자 중의 하나가 ‘동창이 밝아 오는 것을 보면, 새 날이 온 것을 알 수 있지요“라고 대답했다. 스승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제자가 말하기를 ‘창문을 열어 보고 사물이 그 형체를 드러내어 나무도 꽃도 보이기 시작하면, 새 날이 밝아 온 것을 알 수 있지요’라고 했다. 스승은 역시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여러 제자들이 나름대로 말했지만, 스승은 듣고 나서 모두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제자들 편에서 '그럼 스승님께서는 밤이 가고 새 날이 밝아 온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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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적(全人的) 미용이런저런글 2011. 9. 25. 10:12
늦은 오후에 머리를 자르려고 미용실에 갔습니다. 원래 머리를 자르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지나는 길에 우연히 본 미용실이 남자 미용실이라고 쓰여 있어서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미용사가 남자인 것은 당연하겠지요. 다른 미용실에 비해서 단출한 것이 우선 좋았습니다. 젊은 미용사인데 서울에서 일하다가 지친 마음을 고향에서 여유롭게 풀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산에도 다니는데,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요. 처음에는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가끔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대답도 하게 되었습니다. 머리에 대한 손질 요령도 이것저것 알려줘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남자의 맵시는 이마에서 시작해 머리 뒤끝에서 완성된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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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정전이런저런글 2011. 9. 17. 21:55
지난 15일(목)에 벌어진 예고 없는 대규모 정전으로 전국이 혼란에 빠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 후유증이 대단히 커서 대통령부터 나서서 책임 소재를 묻겠다 하니 아마도 지식경제부 장관은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정전 사태를 두고, 정부 당국의 전력 수요 예측 실패가 부른 전형적인 인재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상기후의 상황에서는 전력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은 점점 더해 갈 것입니다. 누구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것은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인간의 삶의 행태가 점점 더 에너지의 고갈을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지질학자 케네스 드페이스는 화석연료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면서 “지난 2005년 (미국의)추수감사절 즈음에 (세계)석유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