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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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생각들꽃마당 2022. 8. 28. 23:58
초등학교 시절, 평상에서 여름 저녁 바람과 밥상을 같이 받다가, 바람결에 묻어온 치자꽃 향기에 먼저 배부른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름도 몰랐지만, 치자꽃향은 어린 시절 꿈같은 날의 상징이었습니다. 생각하면 평상 주위에 물고기 감싸 안은 산호초도 있었고, 갖가지 장미도 색색 어우러져 여름밤이 어둡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얀 치자꽃은 저녁 시간과 맞물려서인지 담백한 흑백의 모습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쥐똥나무꽃도 그렇군요. 속동마을에서 역시 저녁 무렵, 바람 타고 날아온 향이 마치 어릴 때 치자꽃향처럼 내 몸을 이끌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향의 정체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리고 바닷가 언덕에 마치 울타리처럼 자리 잡은 쥐똥나무를 발견하고 그 하얀 꽃향기에 배가 불렀습니다. 치자꽃향과 쥐똥나무꽃향은 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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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 사진전들꽃마당 2021. 4. 27. 23:33
나른한 봄날,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마치 봄을 베어 문 것처럼 향긋한 두릅 나이가 들면서 봄이 이렇게도 깊은 맛이 있구나 더욱더 새로운 향취를 알려주는 선물 아낌없이 내어주는 나무처럼 떼어내고 또 떼어내도 잠시 후 가보면 어느새 또 가져가라고 망설임 없는 마음 올봄은 새삼 두릅으로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떼어낸 자리 달래며 고마워서(?) 여는 두릅 사진전... 이 또한 잠시 후 식탁의 풍성함이 되고 말았으니 이제 알았습니다. 가는 봄이 아쉬운 것은 오직 두릅 때문인 듯 두릅은 순이 연하고 굵은 것, 잎이 피지 않는 것, 껍질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는 것, 향기가 강한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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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옥수수커피 2013. 8. 14. 02:11
은퇴하신 선배님이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주셨다.아이들 때문에 새벽 서너 시까지 밤하늘에 별똥별 찾느라고 피곤했지만,(별똥별은 한 다섯 개쯤 봤다.)오전에 할 일 두어 개를 마치고 서둘러 선배님댁으로 갔다. 십여 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라 몸이 부대낄 시간도 없다.지난밤 별똥별 때문에 하늘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던지하늘이 유난히도 푸르다. 그런데 오늘은 파란색도 무척 덥다.다음 달도 중순까지 더울 거라는 뉴스는 더 더웠다. 정갈하게 모시옷을 입으신 선배님 내외는직접 농사지은 검은 콩으로 콩국수를 해 놓으셨다. 오늘도 오전 10시까지 밭일을 하다가 들어오셨다고 한다.무더위가 조금 내려앉으면 오후에 4시 넘어서 다시 밭에 가야 하는데,그때까지 뒹굴 거리며 지내는 요즘이 참 여유롭단다.더운 여름 농사는 지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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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줄 수 있는 것이런저런글 2012. 3. 20. 18:32
수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은 젊은이가 수도원을 찾아갔습니다. 나이 든 수도사가 젊은이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물었습니다. "자넨 금화 세 닢이 있으면 기꺼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겠는가?” “네, 모두 주겠습니다.” “은화 세 닢이 있다면 어찌하겠는가?” “기쁘게 나누어 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묻겠네. 동전 세 닢이 있다면 어찌하겠는가?” 젊은이는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습니다. “그건 안 되겠습니다.” 의아한 수도사가 물었습니다. “금화나 은화는 아낌없이 주겠다는 사람이 동전은 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러자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지금 제가 그 동전 세 닢을 가지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