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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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옥수수커피 2013. 8. 14. 02:11
은퇴하신 선배님이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주셨다.아이들 때문에 새벽 서너 시까지 밤하늘에 별똥별 찾느라고 피곤했지만,(별똥별은 한 다섯 개쯤 봤다.)오전에 할 일 두어 개를 마치고 서둘러 선배님댁으로 갔다. 십여 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라 몸이 부대낄 시간도 없다.지난밤 별똥별 때문에 하늘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던지하늘이 유난히도 푸르다. 그런데 오늘은 파란색도 무척 덥다.다음 달도 중순까지 더울 거라는 뉴스는 더 더웠다. 정갈하게 모시옷을 입으신 선배님 내외는직접 농사지은 검은 콩으로 콩국수를 해 놓으셨다. 오늘도 오전 10시까지 밭일을 하다가 들어오셨다고 한다.무더위가 조금 내려앉으면 오후에 4시 넘어서 다시 밭에 가야 하는데,그때까지 뒹굴 거리며 지내는 요즘이 참 여유롭단다.더운 여름 농사는 지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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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줄 수 있는 것이런저런글 2012. 3. 20. 18:32
수도자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은 젊은이가 수도원을 찾아갔습니다. 나이 든 수도사가 젊은이의 마음을 알아보기 위해 물었습니다. "자넨 금화 세 닢이 있으면 기꺼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겠는가?” “네, 모두 주겠습니다.” “은화 세 닢이 있다면 어찌하겠는가?” “기쁘게 나누어 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묻겠네. 동전 세 닢이 있다면 어찌하겠는가?” 젊은이는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습니다. “그건 안 되겠습니다.” 의아한 수도사가 물었습니다. “금화나 은화는 아낌없이 주겠다는 사람이 동전은 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러자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지금 제가 그 동전 세 닢을 가지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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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주인이런저런글 2009. 10. 12. 23:24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버리고는 이웃집 아들을 의심했습니다. 걸음걸이를 보아도 도끼를 훔친 것 같았고 안색을 보아도 도끼를 훔친 것 같았고 말투를 들어도 도끼를 훔친 것 같았지요. 모든 동작과 태도가 보이는 족족 그야말로 도끼를 훔친 사람 그대로였습니다. 얼마 후에 골짜기를 지나다가 그는 잃었던 도끼를 찾았습니다. 다음날 미안한 마음으로 다시 이웃집 아들을 보니 동작과 태도가 전혀 도끼를 훔친 사람 같지 않았습니다. . . . 참 이상한 일이지요. 내 마음의 주인은 바로 나인 것 같은데, 가만히 보면 나 아닌 다른 내가 나를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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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마음을 만지다'이런저런글 2009. 5. 19. 11:30
'시(詩)가 마음을 만지다' 올 해는 봄바람이 시(詩)가 되어 찾아왔다. 그리고 한권의 책을 읽는 내내 봄바람은 내 마음을 만졌다.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지만 은근히 길게 늘어지면서. 때로 마음에 와 닿는 시를 읽으면서 감정의 움직임을 조용히 즐기기도 했지만, 이렇게 흔들대는 마음을 시 앞에 끄집어 내놓고 하나하나 살펴보기는 처음이었다. 내 속에 담겨진 마음들은, 특히 상처 입은 마음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가라앉아 새로운 마음의 토양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만져주지 않은 상처는 결코 낫지 않는 법. 아프다고 말해야 하고 드러내서 싸매줘야 한다. 그런데 시낭송이라는 멋진 치유의 방법이 있다니. 시낭송을 하는 것은 마음속에 쌓여 있는 고통과 슬픔을 소멸시키는 방법이며, 마음을 비우고 청소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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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고양이이런저런글 2009. 1. 15. 22:01
지난 여름 보령 성주 먹방계곡엘 갔는데, 그곳에 사는 나무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먹고 놀고 산책하는 가운데 우연히 나무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고양이 종(?)인 것 같군요... 아마 지금도 그 자리에서 저렇게 마냥 붙어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하나의 사물을 사람들은 다르게 본다는 것을 새삼 실감합니다. 전 제 눈이 정확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더군요... 당연히 고양이 형상이거니 했더니 보는 분들마다 거북이라느니, 나무늘보(?) 등등.. 그래서 느낀 것은 내가 본 것은 그저 내 마음으로 본 것이구나하는 것입니다. '각자 자기의 마음으로 본 것이 맞다'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자기가 느낀 형상을 말하면 저도 고양이를 지우고 그렇게 보려고 노력합니다. 나무고양이라는 제목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