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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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이런저런글 2024. 2. 8. 23:15
1. 집에 오니 택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가 보냈을까?” 보낸 사람 이름을 보니 ‘김금성’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제야 생각났습니다. 어느 땐가 갑자기 무척 좋은 두부와 달걀을 생산해서 보내주는 곳이 있다며, 제 아내 앞으로 달걀 두부 정기구독(?) 신청을 했다고 해맑게 말하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지난달부터 달걀 꾸러미와 두부가 택배로 오기 시작했는데, 두 번째 선물이 온 것입니다. 두부와 달걀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서는데, 마음이 아리면서 눈갓이 축축해집니다. 꿈만 같습니다. 십여 일 전만 해도 웃으면서 커피 한 잔 나누고, 몸이 아파 병원에 간다고 할 때도 건강을 위해 기도할 테니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갑자기 장례를 치르고 집에 왔으니 말이지요. 그 이름으로 이렇게 선물이 올 것은 전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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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이응노에게’이런저런글 2022. 10. 10. 09:58
1. 먼저 천상병 시인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천상병 시인의 시를 20대 중반에 접했고, 그의 삶을 알았다. 1987년을 기점으로 20대 후반 내 갈 길의 전환점을 맞으며 마지막 작곡한 노래, 그리고 지금도 가끔 부르는 노래가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다. 그때, 참으로 이 시가 좋았다. 천상병 시인이 1970년에 발표한 시이다. 천상병 시인은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면서 6개월간 옥고를 치렀고, 전기고문을 당하면서 삶이 망가졌다. 결혼은 했다. 1993년에 세상을 떠났다. 동백림사건은 40여 년이 지난 뒤에야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로부터 당시 고통을 당한 이들에게 정부는 포괄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1967년 7월 8일 중앙정보부는 동베를린(동백림)을 거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