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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어떻게 만들어갈까요? 마을 만들기란 말이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오늘 농촌 마을은 이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제게는 20년이 훨씬 넘은 질문입니다. 지난 주에는 이 질문을 들고 필리핀 루손 섬 북쪽 산족 원주민들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요즘 새로운 실험(?)에 돌입했습니다. 장소는 미산면과 잇대어 있는 부여군 외산면 소재지입니다. 문득, 외산면을 지나다가 새롭게 단장한 외산장터를 보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외산면은 5일장보다 토요장터가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런 생각은 작은 제안이 되었습니다.
과정은 생략하고.... 아무튼, 3주 전부터 외산면에서 토요일마다 토요장터가 열리고 있습니다. (*5일장은 원래대로 열립니다.) 행정의 지원을 받지 않은 순전히 스스로의 노력으로 열리는 장터입니다. 국수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목공 체험도 하고, 작은 농산물도 구입합니다.
그런데 제가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할머니 장터'입니다. 사실 여기에 토요장터 포인트가 맞춰져 있고요. 바로 전 토요일엔 6명 할머니가 직접 농사지은 것을 가지고 장터에 나왔습니다. 우선 서로 이야기하고 웃기에 바쁩니다. 그러면서 떡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요. 간혹 몇 분이 농산물을 삽니다. 작은 액수인데도 얼굴에 웃음은 함박입니다.
다음 주 토요일엔 할머니들이 몇 분 더 나오신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사진에 담을 생각입니다. 현재 논의하고 있기는 토요장터는 크게 3년을 계획하고 있고, 스토리를 책으로 만드는 것은 2년 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제가 살고 있는 천북면 장터 만들기와 관련이 있어서 아주 소중한 일이기도 합니다. 또 이런 장터의 핵심은 즐거움과 소소한 경제 활동입니다. 이것이 참 중요합니다.
토요장터가 있고, 조금 큰 토요큰장터가 있습니다. 큰장터는 조금 더 규모를 키우면서 공연과 전시, 그리고 작은카페 설치, 붕어빵 판매 등 재미를 늘리는 장터입니다. 앞으로 할아버지 몇 분도 참여시킬 계획(?)입니다.
저는 본래 마을 만들기에 경제 공동체가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천북면에서도 이런 경제 활동에 힘을 쏟았습니다. 우연히(?) 관심을 갖게 된 외산면 토요장터이지만 좋은 기회가 되고, 실제로 마을 할머니들에게는 즐거운 경제 활동의 자리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간혹 외산면 토요장터 소식을 올리겠습니다. 보령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기를 바라고, 또 이런 실험(?)이 몇몇 마을에서도 일어나기를 원합니다. 아마, 이런 일이 잘 진행되면 행정에서도 관심을 두겠지만, 현재는 순수한 활동입니다. 지속적인 동력이 늘 필요하고요.
사진 몇 장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