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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마을이라 원래부터 돌이 많아. 농사짓고 집을 세우려 땅 파면 나오는 게 그저 돌이지, 돌.”
현재 등록문화재 제280호로 지정된 ‘부여 반교마을 옛 담장’은 몇 년 전 주민들 손으로 다시 쌓은 것입니다. 이 사업을 지원했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도 마을 안쪽에 휴휴당(休休堂)을 짓고 5도 2촌을 행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군요. (*5도 2촌 -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생활한다는 뜻이라는데…)
반교리는 차분한 마을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반교리 마을을 통해서 배우고 얻어야 할 것이 꽤 있습니다. 지원을 잘 받았거나 지리적 조건이 좋아서만 오늘의 반교리 마을이 된 것은 아닙니다. 마을 그대로의 모습을 잘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편의시설 하나 없지만, 처음 온 사람도 마을길을 천천히 걸으며 가슴 깊이 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편안함이 다시 오도록 만듭니다.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새로운 것을 반교리는 잘 끄집어냈습니다.
반교리 돌담길 복원사업은 마을에 돌담길보존회를 두어 여기에 예산을 주고 마을사람들이 직접 쌓게 했습니다. 사업자에게 돌아갈 이익이 마을로 돌아간 것입니다. 돌담도 고쳐주고 해마다 봄가을로 농번기를 피해 돌담을 쌓으니 농가부업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마을사람들에겐 내 동네를 단장한다는 기꺼운 마음이 있었고, 30여명이 모여 일을 하다 보니 돌 쌓는 일이 자연스러운 마을축제가 되었습니다.
사진은 반교리 입구 모습부터 마을 꼭대기 집인 유홍준 교수 휴휴정까지 모습입니다. 휴휴정을 지나면 산등성이를 타고 밤나무 숲이 계속 이어집니다.
반교리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