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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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잔치농촌이야기 2010. 8. 8. 17:35
아이들이 길 위에 섰다. 그리고 준비한 노래와 율동을 시작했다. 쏟아지는 박수 소리에 마지막 남은 노을이 여운을 슬며시 거둬들인다. 무더운 여름 습도는 높고, 숨결은 끈적거린다. 마주 앉기 편하진 않지만 한 여름 밤의 잔치는 그렇게 시작됐다. 어느 하늘 아래 여름의 땀이 뜨겁지 않으랴 만은 그래도 농촌에서 흘리는 땀방울이 탐스러운 것은 논두렁 밭두렁에 남은 발자국마다 내가 스쳐간 생명이 긴 호흡을 내뿜기 때문이다. 하늘거리는 풀잎의 초대를 받아본 적이 있는지? 이슬대신 땀방울을 달아놓고 그 옆에 누운 적은 있는지? 있다면 무더위 속에서도 살랑대는 바람소리가 그리울 테고 없어도 눈앞에 그려지는 속삭임이 있다면 그 속으로 들어오라. 젊은 땀방울은 힘없는 우리 농촌에겐 보약덩어리. 아낌없이 뿌리고 또 뿌린 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