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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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학교농촌이야기 2019. 8. 11. 22:35
1. 마을학교 연수회에 참석했는데 교육부에서 온, 장학사 출신으로 혁신교육 업무를 담당하는 유쾌한 강사가 두 아들에 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큰아들은 공부를 잘해서 수능 성적이 무척 우수하게 나오고 대학도 무난히 들어갔으나 둘째 아들은 변함없이 눈을 의심할 정도의 성적을 받아왔기 때문에 아예 대학 갈 생각을 포기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귀를 더욱 쫑긋하며 들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들은 오직 공부만 잘하는 아이였고, 둘째 아들은 오직 공부만 못하는 아이였다니 듣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오고 흥미진진해졌습니다. 한 번은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갔는데, 출국장에서 큰 아이가 나간 후 둘째가 자기 나이를 영어로 쓰지 못해서 당황했다는 이야기와, 출국장 밖에 나와서는 큰아이가 목이 말라 물을 찾으면서도 물 한 병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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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공기 300원농촌이야기 2018. 12. 13. 16:45
1. 긴 프롤로그 2018년 12월 1일,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전국농민대회가 열렸습니다. 농민대회 참석자들은 밥 한 공기 300원 보장과 쌀 목표가격 24만 원을 외쳤습니다. 농민의 생존권이 밥 한 공기 300원에 연결됐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쌀 목표가격(앞으로 5년간 변동직불금의 기준이 되는)을 19만6000원(80㎏당)으로 책정한 가운데, 농민들은 “밥 한 공기 300원을 80kg으로 환산한 쌀 목표가격 24만 원은 농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껌 한 통, 커피 한 잔 가격보다 낮은 밥 한 공기 값이 최소한 300원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11월 통계청 통계를 보면, 산지 쌀값이 20kg에 4만8421원입니다. 5kg이면 1만2105원 수준입니다. 2017년과 단순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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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오케스트라 꿈을 펴다농촌이야기 2018. 8. 11. 23:29
1. 지금부터 일 년도 조금 더 된 즈음, 여기서 농촌 오케스트라 이야기를 한 번 했습니다. 그때 대략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악기라곤 가끔 흥에 겨워 장단 맞추느라고 젓가락 정도 들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닌 분도 있습니다만)이 모처럼 마음을 굳게 먹고 읍내 작은 오케스트라단 신입생 모집에 응했다고요. 얼마 전에 아내와 오케스트라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농촌에서도 여러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신선한 일이고, 그동안 우리 사회가 이런저런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습니다. 읍내에 한 교회에서 작은 오케스트라 단원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즐거운 상상이 펼쳐졌습니다. ‘오, 이런 농촌에서 오케스트라라니….’ 피아노를 전공한 아내가 이런 기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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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기 고민농촌이야기 2018. 4. 12. 17:58
1. 먼저 초고령화에 접어든 농촌의 두 마을 이야기를 합니다. 두 마을 다 제가 살거나 가까운 지역이어서 이름을 그대로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편의상 A 마을과 B 마을로 해둡니다. 2. A 마을은 산속에 있는 마을입니다. 오래된 마을이기도 하지만, 고령화가 무척 빠르고 인구는 갈수록 줄어드는 곳입니다. 그런데 십여 년 전부터 귀촌하는 가정이 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원주민 가정과 비교하면 귀촌한 가정도 꽤 됩니다. 아무래도 귀촌한 분들이 더 젊고 활기찹니다. A 마을은 오래도록 석탄광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연로한 분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 석탄광산 광부로 일을 했습니다. 80년대 후반 이후 석탄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그 후로 농업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석탄광산 지역은 석탄 산업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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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학교 1학년 구하기농촌이야기 2018. 2. 8. 00:03
1. 드디어 시내에서 신입생 한 명이 오기로 했다. 지난 일 년 동안 농촌학교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건강한 농촌학교는 아이의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투자라고 여러 사람에게 설명했는데, 그중 엄마 한 분이 동의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이 학교 보내는 일로 남편과 다툼도 있었고, 같이 아이를 보내기로 했던 엄마들은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면서 포기했다. 마음이 흔들리는 속에서도 일본에서 공부할 때 지켜봤던 일본의 교육 환경도 떠올리고, 그간 낙동초등학교를 방문하면서 농촌학교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크게 그리면서 아이를 보내는 결단을 했다. 25km 거리지만, 시내 1,300명 학교의 일원보다 농촌 28명 학교의 일원이 아이에게 더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 나도 책임감이 커졌다. 지난 12년 동안 만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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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면 토요장터농촌이야기 2017. 9. 3. 23:35
마을은 어떻게 만들어갈까요? 마을 만들기란 말이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오늘 농촌 마을은 이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제게는 20년이 훨씬 넘은 질문입니다. 지난 주에는 이 질문을 들고 필리핀 루손 섬 북쪽 산족 원주민들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요즘 새로운 실험(?)에 돌입했습니다. 장소는 미산면과 잇대어 있는 부여군 외산면 소재지입니다. 문득, 외산면을 지나다가 새롭게 단장한 외산장터를 보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외산면은 5일장보다 토요장터가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런 생각은 작은 제안이 되었습니다. 과정은 생략하고.... 아무튼, 3주 전부터 외산면에서 토요일마다 토요장터가 열리고 있습니다. (*5일장은 원래대로 열립니다.) 행정의 지원을 받지 않은 순전히 스스로의 노력으로 열리는 장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