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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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생각이런저런글 2022. 8. 12. 10:05
1. 먼저 예술과 인문, 사회 전반에 걸쳐 깊고 명쾌한 글을 썼던 존 버거의 사진글을 인용합니다. “사진은 보이는 것들의 기록이다. 사진이 예술 작품보다는 심전도 기록에 가깝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사진의) 환상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사진은 대부분 예술이라는 범주의 바깥에 있다. 사진은 주어진 상황에서 실행되는 인간의 선택에 대한 증거다. 하나의 사진은 이 특정한 대상이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사진가의 선택의 결과다.” 존 버거는 사진의 선택이란 X와 Y 중에 무엇을 찍을 것인가 하는 선택이 아니라, X의 순간에 찍을 것인가 Y의 순간에 찍을 것인가 하는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진의 가장 대중적인 용도가 X의 순간에 담은, 혹은 Y의 순간에 담은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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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기억함이런저런글 2014. 10. 10. 21:16
가을이 깊었습니다. 바람이 차가워지고,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저렇게 떨어진 나뭇잎은 이별을 준비하면서 얼마만큼 사연을 만들었을까요? 흙으로 돌아가는 잎들을 보면서 내 곁을 떠난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잊을 수 없을 만큼 깊은 이야기를 남기고 간 이들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홍성 읍내에 나갔다가 주차장 한편에서 펄럭이는 노란 리본을 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새삼 마음에 새겼습니다. 내가 사는 땅에서 기억해야 하는 것. 먼저 떠난 어느 사람의 삶도 가볍지 않고 그 속에 내가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그러므로 가끔이라도 그들을 떠올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별을 기억하는 것이 서로 연결하는 시작입니다. 가시덤불 한 포기라도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다른 생명의 터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