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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산을 샀습니다.
여러 개였는데, 하나가 남았습니다.
애틋함에 흔들거리던 리본은
어느 틈에 떠나버리고
차례로 우산을 잃었습니다. 아니,
어느 곳에 놔두고 왔겠지요.
희망을 펼치고 싶은 사람이 사용했을까.
하나 남은 우산은 잘 챙깁니다.
다시 찾아오기를 되풀이하면서요.
우산을 든 날은 늘 흐렸습니다.
비가 왔습니다. 당연히...
노란색은 그 속에서 빛납니다.
마음에 닿기 때문일까요
비 내리는 오늘,
서해에서 우산을 펼쳤습니다.
밀려오는 물에 길은 멈추고
더 갈 수 없는 그때,
우산이 노란색으로 커졌습니다.
등대가 되었습니다.
바라보는 누구든지 절망하지 않고
다시 힘을 내기를
잃었던 우산들이 오늘은
곳곳에서 노랗게 피어나, 가야 할
길을 알려주기를
그렇게 바라는 마음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비 내리고 바람 불지만
여기서 더 머물고 싶었습니다.2021. 08. 01. 홍성 서부 어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