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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진보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경제학자들은
‘인간이 협동을 택할 때 사회적으로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런 점에서 인간이 어떤 조건에서 협동하는지,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생물학 및 수학과 교수인 마틴 노박은 그 조건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혈연 선택입니다.
동물이나 인간 세상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는 협동, 특히 자신을 희생하는 협동은
대부분 핏줄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몸을 던져 물에 빠진 자식을 구하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살리기 위한 행위라는 얘기입니다.
둘째, 직접 상호성입니다.
다시 또 만날 사람에게 비협조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손해라는 것입니다.
상호적 이타성이라고도 하며, 결국에는 이기적 행동의 결과라고 봅니다.
셋째, 간접 상호성입니다.
반복해서 만나는 경우가 드물 때에 적용됩니다.
항상 남을 돕는 사람을 우리가 알고 있다면, 우리는 그를 돕고 싶을 것입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 할 것입니다.
넷째, 네트워크 상호성입니다.
만약 협동을 잘 하는 사람들끼리 만난다면 협동의 긍정적 효과를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뜻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귀농 공동체를 형성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다섯째, 집단 선택입니다.
일반적으로 협동하는 사람들로 이뤄진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원들의 협동이 잘 이뤄져 성과를 극대화한 부대가 있다면,
다른 부대들도 그렇게 따라 하려 할 것입니다.
이런 조건들이 협동에 있어서 현실적이란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조건은 상대적이고, 그 상대적 중심에 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협동이란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실(其實) 나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 협동은 깨지고 혼자 남습니다.
이것이 대체로 우리 모습입니다.
다시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중심의 자리에서 조금 비켜 앉고,
다른 이들의 입장을 헤아려 준다면 협동은 건강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