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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4. 00:35



산에 자주 가면서도
길을 유심히 살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있으려니 하고 가다가 쉬고
갔던 길이어서 오다가 쉬고
그렇게만 다녔습니다.

다시 산에 오르던 날
문득 이 산을 어떻게 걸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길을 살펴봤습니다.




자세하지는 않아도 어떻게 생겼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걷고 있는지
그리고 이 길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는지
생각하면서 걸었습니다.

원래는 길이 없던 숲 속이었겠지요.
거친 숨소리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길이 열렸겠지요.

곰이 걸어갔던지 노루가 뛰어갔던지
지금은 무딘 내 발이 그 위에 섰습니다.




한 발자국을 떼고 뒤돌아 본 길은
내 뒷그림자를 안아주면서

어느새
다른 사람들의 지친 발을 맞아주었습니다.




길은
똑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누구든지 갈 수 있도록
마치 다정한 옛친구 마냥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옵니다.




걷다 걷다 길 끝이라고 생각되었던 곳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다시 새롭게 길을 만들고 있었으며
 



시작의 이정표는
푸르게 서 있었습니다.




희망을 움켜 쥔 사람들에게
산은
다시 길을 내 놓았습니다. 
 
가야 할 길은 쉽지 않고 멀기도 하지만
주저하지 않고 가는 사람들에게
산은
기꺼이 길이 되어 주었습니다.




산은 내가 가는 길 위에서 서서
나를 바라봅니다.

이 세상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있다면
그것은 지금 내가 가는 길이라고 일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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