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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이야!
"조무래기들은 도깨비불만 보면 네 그르니 내 옳으니 하며 짜그락거리기 일쑤였고, 그러면 나이 좀 있는 사람이 얼른 쉬쉬하면서, 도깨비가 듣겠다고 나무라 주게 마련이었던 것이다." -이문구 <관촌수필>에서-
"어떤 사람이 문득 집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시퍼런 불이 커다랗게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불은 순식간에 열 개로 갈라져 번갯불같이 수직 벼랑에 한 줄로 오르내렸다. 그러다가 도깨비불이 하나씩 나오더니 여섯 개가 서로 붙어서 하나가 되었다. (중략)
농경사회에서 빈번하게 출현했던 도깨비불은 현재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도깨비불은 아득히 먼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도깨비불은 두려움과 그것을 이기고자 하는 갈망이다. 도깨비불은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공동체 유대를 촉발하기도 했다."번져갈지 사그라들지 전혀 모를 도깨비불이 문화연구회 이름으로 죽정동에 나타났습니다. 마을만들기 도시재생 등 여러 이름이 있지만, 아무튼, 그 시작은 시민 스스로 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 별다른 준비와 고민 없이 도깨비불로 모이자고 해서 모였습니다.
자유장터를 열고, 커피를 마시고, 솜사탕도 먹고, 시(時) 이야기도 듣고, 그림 이야기도 듣고, 이문구 소설과 시를 나눠서 읽기도 하고, 공연도 보면서 4시간 동안 도깨비불 놀이를 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모이면 보령이 조금씩 든든해지지 않을까 하는 소망도 갖고서.작은 모임 사진을 한 번 보시죠.
1. 죽정동 'JJ IN 갤러리' 거리2. 주차장을 활용한 공연장
*특급 바리스타 커피 봉사
3. 자유 장터
4. 시인의 '시 속의 사람들' 이야기
5. 책 읽어주기(이문구 산문, 동시 중에서)
6. 그림 이야기
7. 거리 공연
8. 정리 후 사진
9. 뒷풀이
10. 다시 "도깨비불이야!"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잔잔한 움직임이
보령 마을과 골목과 거리에서
가끔씩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누군가
'도깨비불이야!' 소리치면
마음에서 마음으로 모여
도깨비불이 사라질 때까지
함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