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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바다
이 바다가
모든 사람에게 같은 모습은 아니겠지요.
오는 사람 가는 사람에 맞춰
때론 파랗게 때론 빨갛게 때론 아예 회색빛으로
아니면 고요하게 찰랑거리게 쿵쾅거리게
그도 아니면
텅 빈 모습으로 보이겠지요.
나에게 보이는 바다의 모습은
늘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와 뛰어가는 소리로
채워집니다.
아침 바다에서 아이들을 만나
늦은 오후 바다에 다시 아이들을 돌려주니까요.
어부는 아니지만,
아침저녁으로 가는 바다가
이미 그립습니다.
비어있어도 다시 채워질 것이기에
아쉬워하지 않고
넘치도록 출렁거려도 곧 비워질 테니
마음으로만 봅니다.
때로 아무도 없는 자리에 서 있으면
바다가 천천히 다가옵니다.
그때가 혼자서 두근거리는 시간입니다.
바람에 실려 온 바다의 이야기를
사진에도 담는 시간입니다.
천수만, 이 바다는
정말 이야기도 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