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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군 운암면에서 전주로 나가는 길가에서 담은 옥정호.
원래 옥정호는 봄 가을 10도 이상의 일교차 때문에 피어나는 물안개와 붕어마을로 불리는
호수 안의 섬 때문에 사진가들에게는 꼭 한 번 와 보고 싶은 곳입니다.
늘 그렇듯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흐린 날씨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아서 많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호수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깊은 맛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호수 옆에 있는 전통식 찻집 '하루'는
아늑한 옥정호 풍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아직 꽃샘추위에 시달릴 때라서 푸릇한 기운은 없었지만
긴 겨울 지나면서 홀가분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있는 모습은 보는 자체만으로도 '쉼'이 되었습니다.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을 읽어보니
이 공간은 고창에서 가져온 송하정이라는 오래된 집과 녹차 밭으로 이루어진 곳이었습니다.
어떻게 이곳으로 고택을 가져올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보니 옥정호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장료 오천 원을 내면 차는 얼마든지 마실 수 있습니다.
마치 사랑방 같은 공간에서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따뜻한 방바닥과 가로세로 어우러지는 통나무들은 이미 많은 이야기를 준비해 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창문은 통유리로 만들어서 빛 한 줌이라도 더 들어오게 했고,
그 빛은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아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보니 통유리 사진을 담질 못했군요.
여기서 통유리 창문을 보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차와 같이 나오는 서비스 음식은 양갱인데, 녹차쿠키도 가끔 나오나 봅니다.
지금 보는 차는 동절기에만 나오는 '황차'로 몸을 덥히는 성질이 있다는군요.
그래서 더운 여름철에는 황차 대신 녹차가 나온다고 합니다. 황차나 녹차나 차 잎은 똑같습니다.
아무래도 겨울 끝무렵에 담은 사진이라서 그런지 색감이 산뜻하지 않군요.
봄에 가면 더욱 멋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