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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5 21:19

오늘 성탄절은 무척 춥군요..
다들 추위를 어떻게 이기고 계시나요?

이른 아침 RSS를 이용해서 구제역 관련 뉴스를 챙겨보다가
쓰러지는 소들과 아픈 마음을 감당 못하는 축산 농민들 모습에 찔끔 눈물이 나왔습니다.
또 살처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고통스런 모습에도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구제역 사태를 남의 일인 양 하는 이들에겐 답답함이 크고요...

이렇게 저렇게 성탄절 아침이 우울해지고
이런 마음 떨쳐버리지도 못한 채 성탄예배 드리러 갔습니다.
 
성가대가 찬양을 하는 시간에
예배실 문이 빼꼼히 열리더니 오랜만에 신 집사님이 들어왔습니다.
신 집사님은 예전에 멀리 이사를 하였습니다. 직장도 이곳저곳 자주 옮기죠.
아마도 이사 간 곳에서는 예배드리기가 어려운 것 같고, 모처럼 시간을 낼 때 일부러 들꽃마당에 옵니다.
한 곳에서 진득하게 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반갑기만 합니다.
반가움 속에는 슬픔도 있습니다.
 
하나 뿐인 아들이 몇 년 전에 오토바이 사고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그때가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당시엔 읍내에 있는 교회로 적을 옮겼는데, 아들을 화장하려고 하는 날이 주일이었습니다.
토요일 밤 늦게 전화가 왔습니다.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주일은 장례를 주관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담겨 있는 목소리였습니다.
저도 많은 슬픔 속에서 안타까워했기 때문에 그 목소리가 너무나 아팠습니다.
 
주일 이른 아침에 발인예배를 드리고 화장장까지 인도한 후
그의 눈물을 뒤로 한 채,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급히 교회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신 집사님 가족은 읍내를 떠나서 더 멀리 이사를 갔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예배드리기 위해 오늘처럼 옵니다.
오늘은 성탄절이라는 생각이 그를 예배당으로 이끌었나 봅니다.

신 집사님을 보니 갑자기 그때 아픔이, 그리고 그가 간직하고 있을 아픔이
제게 밀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당황해서 눈을 지그시 누르는데도 계속 나옵니다.
성가대 노래가 끝나고 설교하기 위해 일어서는데도 눈물이 나옵니다.

어쩌면 빈 구덩이를 두려움으로 거부하는 소의 모습과
그것을 바라보는 고통스러운 축산 농민의 모습이 중첩됐는지 모릅니다.
아픔에 경중은 있겠지만, 그것을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위로해 줄 이는 그 슬픔을 알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이겠죠.
구유에 누이신 아기 예수를 읽으면서 성탄의 의미에 슬픔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오랫동안 밝고 맑은 성탄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다 보니 슬픔이 어색하지만,
성탄에는 하나님의 슬픔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어렵고 슬픈 이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주님.
주님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을 씻어 줍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추운 성탄절.
눈물조차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도 이 땅의 고통을 부여잡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눈물이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좀 더 주님의 눈물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의 삶이 주님의 눈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교회가 이 땅의 눈물이 된다면,
애기봉 십자가에 저리 불 밝히지 않아도 평화의 빛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성탄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아도 그 사랑 이미 녹아내려 지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혼자서 겪는 슬픈 성탄절.
지금 밖은 더 추워지고 내리는 눈은 더 굵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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