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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마당에 내린 첫눈(2005년)들꽃마당 2008. 9. 21. 14:29
12월이라지만
첫 주일인데(?) 눈이 많이 왔습니다.
내린 눈 치울려고 여러분이 고생했습니다.
그래도 내린 눈을 보니 마음이 시원해지고
겨울이 그렇게 싫지는 않습니다.
들꽃마당에 내린 눈은
마치 하나 하나 생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있었다는 듯이
망설임 없이 내내 그렇게 서 있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희미해졌던 것을
흰 눈은 덧칠을 해 가면서 그 모습을 살려놓습니다.
새로운 세계는 새로운 모습이 어울린다는
그런 말씀이 생각납니다.
눈은 모습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모습을 드러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겨울이 만들어지고
또 한바탕 계절 깊숙히 들어갔다 나오면
탄성의 소리가 피어나겠지요...
아무래도 겨울은 우리 아이들의 차지인 것 같습니다.
비료푸대 찾아 구석 구석을 뒤지는 아이들을 쫒아 다니느라
나만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덩달아 겨울도 신나는 것일까요?
빨래 걱정은 어른들의 비극일 뿐입니다.
...
...
한 번이라도 더 탈려면 뛰어야겠지요.
그 바람결에 눈이 일찍 녹는 것 같습니다.
근사한 썰매장이 아니라도
비료푸대 한 장은
멋진 추억을 실어나릅니다.
덩달아서 들꽃마당 썰매장도
오늘 개원을 했습니다.
열정은
예술가들로 하여금 어디서든지 영감을 얻게 만듭니다.
자연은 그대로 화폭이 되고, 재료 창고가 됩니다.
기운찬 예술가들이 부럽습니다.
"들꽃마당에 첫 눈이 온 날
많은 이야기들이 피어올랐습니다."
그렇지요
어디든 이런 이야기가
피어나지 않았겠습니까
피어난 그 이야기들이
모두에게 따뜻한
겨울을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