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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끄집어 내 본 사진엔
아직도 당신의 자취가 남아 있군요.
웃으면서 만났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진은 빛바래지고
손 흔들면서 헤어진 날은 저만치 머물러 있군요.
그렇게 흘러간 시간 속에서
그댄 함께 묻어간 추억들을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는지요?
우리가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이나
우리 함께 한 사진은 더욱 낡아지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걸어갔던 날들은
뒤이은 발걸음들로 더욱 단단해지고
그대 생각에 언제라도 찾으면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다시 길이 되겠지요.
그 길 위에서
다시 만날 애틋함이 새롭기에
그렇게 인사드린 그 날이 늘 그립습니다.
또 만나면 곧바로 안녕이란 말을 해야겠지만
그래도 그 한마디라도 하고 싶어
오늘은 이렇게 만지작거리는 사진 한 장
길게 늘어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