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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수)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각종 기념일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996년 제정한 ‘농업인의 날’입니다.
11은 10(十) 더하기 1(一). 합치면 흙 토(土). 흙 토가 겹치는 날이라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민들을 위한 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을 아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요?
오히려 다수 사람은 이제는 친근(?)해져 버린 빼빼로 데이를 더 생각하고
길쭉한 과자를 주고받는데 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습니다.
올 해라고 특별히 변할 리는 없겠지요.
농업인의 날이 농민들에게도 그렇게 와 닿지 않습니다.
오히려 농민의 가슴에는 풍년농사의 기쁨은 뒷전인 채 온갖 시름으로 가득합니다.
산지 쌀 값 하락과 늘어만 가는 쌀 재고량 문제로 울분을 견디다 못한 농민들이
땀 흘려 농사지은 벼를 갈아엎어도 보고, 세상 한복판에 볏 가마를 쌓아 놓고
울분도 토해 보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녹색성장위원회가 지난 5일 온실가스 배출량을
05년 기준 4% 줄이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단기간
정부 규제에 의한 강압적 조치가 당장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녹색성장이라는 말 자체도 많은 문제가 있지만,
농업을 제외한 산업 부분을 조절해서 녹색성장을 추진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입니다. 당장 통계로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자연 환경과 인간의 삶의 균형을 맞춰주는 산업은
농업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농업은 단순히 먹는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에 전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농업인의 날 취지가 국민경제의 근간인 농업을 국민에게 인식시킨다는 것인데,
정말 말장난이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농업과 농민을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농업 비중이 최근 국내총생산(GDP)의 3% 선까지 하락했다고 해서
농업의 가치마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미래 산업의 흐름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열쇠는 여전히 우리 농민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늘 직시해야 합니다. 이것을 놓치는 순간
모든 것은 모래 위에 쌓아올린 공든 탑과 같을 수 있습니다.
빼빼로 데이를 가래떡 날로 바꾸자는 운동(?)보다도
진실로 농업과 농민에 대해서 고민하는 농업인의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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