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으로도 먹고 찌개에도 넣는 쑥갓 꽃으로 보니 살갑다 관상용으로도 어울릴 것 같은데 언제부터 먹게 되었을까 진한 향이 스스로를 감추지 못해 초여름 햇살에 녹아내렸나 그리고 보니 상추가 길동무네 아무도 모르게 약조를 했을까 세상에 태어나 끝날 시간 함께 있을 운명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데 흔들흔들 바람에 부대끼다가 들려줄 이야기 꺼내려는 쑥갓 잠시 호흡을 멈추다 아, 오늘 저녁 남겨진 자취 기리며 찌개 연기 향 삼아 다 같이 쑥갓을 위한 애도의 밥술을 드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