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경제의 흐름을 지탱한 이들은 보부상 조직이었습니다. 그중 1851년 홍주·결성·보령·청양·대흥·오천 등 6개의 군 지역 보부상들은 ‘원홍주등6군상무사’를 결성하고 장터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였는데, 이들의 활동이 보령중앙시장을 있게 했다고 합니다. 청소면 원죽 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드문 보부상 유적지가 잘 보존돼 있습니다.
보령중앙시장은 대천장을 잇는 상설시장으로, 여전히 전통을 이어가며 원도심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원도심 바깥으로 신도심이 형성되고 보령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여파가 보령중앙시장에도 미쳐서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고령화된 시장 분위기는 새로운 변화를 쉽게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상인회를 비롯해서 시장에 활기를 넣으려고 애쓰는 이들이 많아서 요즘은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먹을거리와 생활물품만 파는 곳은 아닙니다. 대형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손길이 있고, 낯설면서도 익숙한 삶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경제교육 현장이기도 합니다.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이런 부분을 잘 살릴 때 커진다고 봅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 있는 기독교 교단에서 마을 공부를 하려고 매년 천북에 왔습니다. 그때마다 하루는 중앙시장 탐방을 했는데,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중앙시장이 국제적인 여행지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습니다.
엊그제 중앙시장 모습을 몇 장 사진에 담았습니다. 요즘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 두기가 다시 강화되면서 중앙시장도 영향을 받는 듯합니다. 이제 코로나19도 그만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중앙시장의 역할이 더욱 커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