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마당에 어느 날 동강할미꽃이 들어온 뒤로
늘 동강에 가고 싶었습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강원도 영월 동강...
그래서 한 해가 가고, 아직 겨울 끝은 멀었지만
봄의 숨소리가 들리고 다시 동강할미꽃의 자태가 드러나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슬쩍 영월로 갔습니다.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사진으로 늘 보면서 가보고 싶었던 곳.
눈이 내려서 그 자태가 더 선명한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딘지 눈가늠만 했습니다.
동강이 아닌 서강에서 바라 본 선돌.
그 모습이 너무 우아해서(?) 한참을 바라보고 또 보다가
동강을 향해 돌아섰습니다.
고씨동굴.
이렇게 긴 동굴은 가 본적이 없었는데...
하긴 들어간 굴이 고씨동굴까지 세 개 밖에 되지 않지만.
정말 머리 조심하지 않으면 이리 저리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고씨동굴.
들꽃마당에 눈이 내렸을 때는
눈 치우느라고 힘도 들었지만
강원도에서 걷는 눈길은 언제까지라도 걷고 싶었습니다.
아무튼 재미있었습니다.
영월이 이렇게 아름답고 단종 자취 때문에 마음이 아려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지난번엔 살짝 다녀갔고, 그래도 한 번 왔던 곳이라고 낯설지 않은 영월.
다하누촌에서 소 한 마리를 먹었습니다.
눈 깜짝할 새에...
아들놈 덕분에.
정육점과 카페가 함께 있는 곳.
차 한 잔에 싹트는 사랑.
동강할미꽃의 자취를 느낄 수 있을까 해서 왔지만,
아직은 이른 가 봅니다.
그래도 얼음장 위로 마음을 얹어놓고
봄이 오면 동강할미꽃과 함께 같이 피어나기를 바라면서
영월을 떠나왔습니다.
봄이 오면 다시 가고 싶은 영월.
같이 갈 사람은 살짝 뒤로 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