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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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농촌의 꿈농촌이야기 2011. 12. 13. 23:47
한·미FTA 찬바람이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농촌은 꿈을 버리지 않습니다. 농촌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는 꿈은 아닙니다. 농촌이 많은 힘을 잃었다 해도 이미 원래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꿈도 아닙니다. 농촌은 이미 가야할 길을 오래 전부터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농촌의 소담한 꿈은 이 땅에서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농촌의 즐거움은 우리가 가진 가장 건강한 문화입니다. 함께 먹고 마시고 챙겨주고, 그리고 그것을 노래하고 춤추면서 모두의 흥을 길게 늘어뜨려 주는 친근함의 원천입니다. 도시에서 놀러 온 이도 반갑고 이주민도 반갑고, 누구든지 반갑습니다. 보통 농촌에는 문화가 사라졌다고들 합니다. 요즘 농촌은 예전에 가지고 있던 많은 것들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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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가을걷이 한마당 잔치농촌이야기 2011. 11. 10. 00:37
(*예년의 추수감사 잔치 모습) '2011년 가을걷이 한마당 잔치'가 들꽃마당에서 열렸습니다. 들꽃마당 주변 4개 마을 분들이 모여서 추수가 끝난 가을의 하루를 즐겼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마을별 시합도 재밌었고, 먹을거리도 푸짐했습니다. 모두들 초청하고 싶었지만 아무튼 사진으로라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CBS TV에서 촬영을 했는데, 2주 후에 방영된다고 하네요... 가을걷이 한마당 잔치 하루 전... 준비를 마친 들꽃마당 운동장 오전 10시부터 잔치가 열렸습니다. 마을 간 첫 번째 시합 - '맷돌로 두부콩 갈기' 두부를 만들어서 나눠 먹었습니다. 두 번째 시합 - "새끼줄 빨리 꼬기' 틈틈이 떡과 과일도 나누고... 임시 주방에선 열심히 식사 준비를 합니다. 들꽃마당 농장에서 직접 이엠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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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학원, 사라지다!농촌이야기 2011. 8. 15. 03:57
없어지는 것이 많다 보니 이제는 어느 것이 없어져도 무덤덤한 농촌입니다. 아니, 언제 그것이 있었느냐고 물어라도 본다면 그나마 희미해진 존재의 가치에 위안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살고 있는 농촌지역에서는 지역민들이 거의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이도 없고 안타까워하는 이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농촌공동체와 농촌의 미래에 대해 일종의 잣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면 소재지에는 그동안 피아노학원이 있었습니다. 허름한 건물이지만, 그래도 들어서면 피아노 소리가 나고, 바이올린은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고, 그 옆에서 아이들의 가방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정겹기 그지없었습니다. 사실 농촌에 음악을 배울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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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북면 테마공원 사업농촌이야기 2011. 6. 25. 12:35
최근 천북면 장은리 굴단지 일원에 62억원을 투자해 농어촌테마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결정됐습니다. 내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어촌문화 및 굴 전시관과 바다체험장 조성, 굴 단지를 활용한 먹을거리 조성,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 및 전망대 조성 등을 추진합니다. 이번에 이런 결정이 내리기까지는 많은 천북면민들이 노력했고, 또 온새미로 축제의 역할도 컸습니다. 아마 2015년이 지나면 테마공원과 어울려 온새미로 축제의 모습이 더 생동감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테마공원 조성을 위해 공청회도 한다는데, 사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이미 장소와 사업목적이 세워졌기 때문에 그대로 공사는 진행할 테지만, 그 내용을 채워가는 것은 우리 천북면이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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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이어달리기농촌이야기 2011. 6. 22. 22:25
가까이 있는 목사님이 요즘 농촌학교 운동회에 대한 단상을 글로 썼습니다. 어린 시절 운동회에 대한 추억은 늘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데, 요즘 농촌학교 운동회는 줄어드는 학생 수로 인해 안타까움만 커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운동회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는 청백팀 이어달리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막내아들이 청팀이었는데, 그만 청팀이 이어달리기 바통을 놓쳐서 경기에 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씩씩거리는 막내아들보다도 그 이야기를 읽는 제가 더 원통(?)해 집니다. 사실 이어달리기의 승패는 바통터치에 있습니다. 받을 사람과 줄 사람이 있어야 하고 서로 잘해야 합니다. 목사님의 글은 농촌의 모습과 안타까운 현실로 이어집니다. 사람의 삶이란 이어달리기와 같은 것인데, 농촌은 바통을 이어받을 사람이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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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따는 날농촌이야기 2011. 6. 20. 16:11
며칠 전에 오디를 따러 뽕나무밭엘 갔습니다. 들꽃마당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이 뽕나무밭은 이제는 60이 넘으신 어느 목사님과 사모님이 지난 30여 년간 일구어 놓은 곳입니다. 풀무생협의 원년멤버이기도 한 목사님은 열악한 농촌의 현실 속에서 힘을 다해 지역민들과 누에치기를 해왔습니다. 지금은 나이 든 농민들은 누에치기를 포기하고, 목사님 내외분만이 터전을 지키고 있습니다. 유기농 오디 맛이 참 좋았습니다. 아니, 그보다 이렇게 큰 오디는 처음 봤습니다. 아마 제가 오디에 관해서 문외한 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겨우 길가의 오디 정도 따먹고 다녔으니까요. 들꽃마당 안에도 새들이 심어 놓은 오디나무가 두 그루 있습니다. 여기에도 맛있는 오디가 달렸습니다. 오디는 포도당을 비롯한 과당 비타민 칼슘 등이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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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농업을 보여주는 일농촌이야기 2011. 6. 12. 00:37
워싱턴의 한 지하철역에서 청바지, 티셔츠 차림에 야구모자를 눌러쓴 한 젊은이가 바이올린으로 클래식 음악 여섯 곡을 연주했습니다. 그 청년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었고, 그가 연주한 바이올린은 350만 달러짜리였습니다. 그러나 수천 명의 인파가 그의 앞을 지나갔지만 그의 바이올린 케이스에 모인 돈은 고작 32달러였습니다. 미국 신문인 워싱턴 포스트가 ’대중의 취향을 솔직히 평가’하기 위해 실시한 이 실험은 우리가 훌륭한 음악가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비싼 돈을 내는 이유가 단지 ’음악이 좋아서’만은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가령 예술작품의 경우, 작품 자체만을 독립시켜 가치를 매기고 그를 통해 쾌락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작품 이면에 담긴, 예술가의 창작행위를 통해 가치를 판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