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글
-
가을 햇살이런저런글 2020. 11. 13. 21:39
. 어제 아침 서재 문을 여는데 가을이 부릅니다. 돌아보다가 몇 장을 가슴에 담고, 또 담고... 봄에 따뜻한 이야기가 많으면 가을은 빛나는 이야기가 넘칩니다. 굳이 나이를 가져다 댈 것 없지만, 그래도 나이가 드니 가을이 시립니다. 시린 가을이 빛납니다. 봄은 상상의 시간이 부족하지만 가을은 보내야 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아침 햇살 변하기 전에 서둘러 가을을 모았습니다. 왠지 쓸쓸함도 담겼습니다. 그야말로 빛나게... 이렇게 햇살 좋을 때 가을을 보냅니다. . . 가을, 눈이 부시다....
-
경계를 넘어서서이런저런글 2020. 10. 12. 23:27
1. 30여 년 전, 농촌에 처음 왔을 때, 그때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인사하며 자주 보니 알게 되고, 이런저런 길도 아침저녁 다니면서 알게 되었는데, 주변의 풀과 꽃은 도무지 알 수 없더군요. 잡초라고 이야기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지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어느 날, 모른다는 것이 너무 무심한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손에 쥘만한 디지털카메라 한 대 사서 주변 풀과 꽃을 찍었습니다. 꽃 모습을 외우고 풀 모습 특징을 새기고 이름을 적고, 때로는 인화해서 머리맡에 붙여두었습니다. 이름을 알기 시작하니 세상이 조금씩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안다는 것이 참 이상하더군요. 뭔가 풍성해진 느낌이랄까. 꽃밭을 만들면서 바닷가 석축 근처 버려진 돌을 주워다가 흙더미 쌓은 주위에 둘렀..
-
보령댐 풍경이런저런글 2020. 9. 28. 20:43
미산면 늑전리를 갈 때는 웅천에서 성동리를 거쳐 보령댐을 보면서 갑니다. 이렇게 가는 길이 참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보령 길은 성주에서 도화담 가는 길 주산에서 남심리 올라가는 길 오천에서 영보리 지나가는 길 바닷가 학성리 염생이길 청라에서 오서산 넘어 청소 가는 길 그리고 성동리 거쳐 늑전 가는 길입니다. 요즘은 구름이 예술이어서 구름 따라 같이 흐르고 싶은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엊그제 그렇게 성동리를 거쳐 보령댐 앞에 이르렀더니 구름이 길을 막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물속에 잠겨있는 구름 보령댐이 구름을 방류하고 있었습니다.
-
행복 경험이런저런글 2020. 9. 19. 20:00
엊그제 비가 와서 그런지 어제는 날씨가 좋았습니다. 바다가 가깝다 보니 조금 시간이 나면 자리 하나 챙겨서 잠시 쉬러 갑니다. 한적한 곳이라서 코로나 시대 거리 두기에도 적당합니다. 일몰로 물든 바다를 바라보면서 요즘 세상 변한 것에 대해 생각을 합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지만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그동안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친근했는데, 코로나 시대를 맞고 보니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을 깨닫습니다. 책을 보니 50년 전보다 지구 인구는 두 배, 육류 생산량은 세 배, 비행기 승객은 열 배가 늘었다는군요. 그렇게 해서 지구 표면 평균 온도는 화씨 1도가 올랐고 평균 해수면은 10cm 높아졌다고 합니다. 모든 어류와 식물 종의 4분의 1에서 개체 수 감소가 일어났고요..
-
뛰어오는 바다이런저런글 2020. 9. 12. 22:29
보령에서 천북 살면서 무엇이 좋은지 여러 사람이 묻습니다. 바다가 있어서 좋습니다. 천북바다가 있어서 좋습니다. 다 좋은 바다 뭉클한 천북바다 십여 년 넘게 아이들을 집집으로 데려다주며 돌아서는 길목마다 천북바다 배웅을 받았습니다. 천북바다는 지금도 뛰어옵니다. 아무튼, 요즘은 늦은 밤까지 작은 포구 따뜻한 마당에 자리 하나 펴고 바다 물결 구경하며 바람 쐬기 참 좋은 시기입니다. 장은리 가까이 있는 수룡항 포구 언제나 잔잔하게 맞아주는 포구입니다. 들리는 것은 물결 눕는 소리뿐... 옆에 있는 좋은 바다 돌아보면 같이 걷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