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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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공부이런저런글 2021. 6. 10. 22:22
1. 최근 한 가족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습니다. 수목원 풍경을 배경으로 가족들의 이런저런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요즘은 자녀들이 전국 각지에, 혹은 외국에 흩어져 있어서 함께 모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입니다. 저도 어머님과 형제들이 함께 모인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코로나 19 영향이 컸지만, 저마다 일이 있고 시간도 어긋나서 모이는 것이 갈수록 더뎌집니다. 아무튼, 찍은 사진을 건네주기 위해서 사진을 선별하는데 사진마다 밝은 가족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가족사진에 담긴 이야기는 가족공동체에 의미가 크지만, 밝고 정겨운 모습은 건강한 사회 공동체를 이루는 소중한 일부가 됩니다. 농촌에 살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도 20여 년이 넘었습니다. 본래 손재주가 없어서 필름 카메라는 만지기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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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기찻길이런저런글 2021. 2. 8. 01:53
1. 보령에 살면서 가장 많이 본 길 중 하나가 장항선 길이고, 서울 갈 때 심심치 않게 타고 다니는 것이 장항선 기차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완행기차 비둘기호도 타봤고, 이제는 무궁화호 새마을호를 번갈아 탑니다. 사실 장항선에서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 대한 선택권은 그리 의미가 없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모를까 시간에 맞춰서 기차를 타려면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다니기 때문에 어느 것이든 타야 합니다. 새마을호도 무궁화호를 개량한 기차라서 차이가 크게 나진 않습니다. 쉽게 이동하는 승용차가 편하긴 해도 서울을 가려면 가는 길에 차량이 밀리기도 하고, 서울 시내에서는 주차하면서 다니기 어려워 보통 기차를 탑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차는 KTX가 말해주듯이 쭉쭉 뻗은 철로로 빨리 다니지만, 아직 예외가 있다면 장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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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후 일몰농촌이야기 2020. 11. 28. 18:25
아마 저것만 해도 만 평이 훌쩍 넘을 것 같은 고구마밭... 천북 가는 길, 지나면서 그 많은 사람이 심고 수확하고 옮기고 정리하고 그렇게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또 봤는데 엊그저께는 덩그러니 트랙터 한 대만 자리에서 일몰을 벗 삼아 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바라보기만 해도 알 것 같아 가만히 옆에서 일몰만 보다가 어깨 스치며 내려왔습니다. 이제 눈 내리면 저 붉은 것 위로 파르스름하니 하얗게 지나는 사람 부르겠지요. 눈 녹을 때쯤은 감춰 둔 희망이 고구마처럼 줄기줄기 엮어져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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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오는 바다이런저런글 2020. 9. 12. 22:29
보령에서 천북 살면서 무엇이 좋은지 여러 사람이 묻습니다. 바다가 있어서 좋습니다. 천북바다가 있어서 좋습니다. 다 좋은 바다 뭉클한 천북바다 십여 년 넘게 아이들을 집집으로 데려다주며 돌아서는 길목마다 천북바다 배웅을 받았습니다. 천북바다는 지금도 뛰어옵니다. 아무튼, 요즘은 늦은 밤까지 작은 포구 따뜻한 마당에 자리 하나 펴고 바다 물결 구경하며 바람 쐬기 참 좋은 시기입니다. 장은리 가까이 있는 수룡항 포구 언제나 잔잔하게 맞아주는 포구입니다. 들리는 것은 물결 눕는 소리뿐... 옆에 있는 좋은 바다 돌아보면 같이 걷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