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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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헌책방이런저런글 2009. 7. 13. 23:42
꿈을 나누어 주는 장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농촌 깊은 곳에 푸르게 서 있는 책방을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느티나무 헌책방' 새 책방이 아니라 헌책방입니다. 그러나 그곳에 있는 책들은 늘 새로움을 담고 있습니다. 인문학 서점을 추구하는 '느티나무 헌책방'은 홍성군 홍동면에 있습니다. 주인이 없으면, 책 뒷면에 붙어 있는 가격표대로 계산을 하면 됩니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서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끔 가서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책들을 골라서 가져오는 재미가 갈수록 커집니다. 저는 주로 생태 관련 책들을, 제 아내는 삶의 진득함이 있는 책들을 고릅니다. 느티나무 헌책방 전경입니다. 바로 옆에는 풀무학교 생협이 있습니다. 책방 내부 모습입니다. 새책도 판매하는데, 그래도 가격은 저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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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당패 놀이이런저런글 2009. 6. 15. 23:50
해미읍성에서 담아 온 남사당패 놀이입니다. 한 시간 반 정도 공연을 했는데,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몇 장으로 즐거움을 나눕니다... '줄타기' 줄 타는 이를 '어름산이'라고 합니다. 줄타는 것이 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고, 현재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재치도 있고, 아주 재미있게 줄을 탔습니다. 그야말로 예술이 줄 위에 있더군요... 가슴 졸이기보다는 유쾌하게 웃으면서 구경한 줄타기였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공연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어름산이의 재담을 받아주는 연주자. 마이크를 든 분이 재담을 받아주는 이로 줄타기에서 매호씨라고 호칭합니다. 바라만 봐도 내공이 팍팍 쏟아져 나오는 분입니다. 젊은 청년들이 아주 잘합니다.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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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한 주간...이런저런글 2009. 5. 31. 00:56
막막한 한 주간을 보냈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일상을 뒤흔들고, 한 사람의 슬픔이 이렇게 많은 사람의 눈물이 되는 것을 농촌 귀퉁이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나른한 힘이 온 몸을 누르면서 몸 구석구석에 그나마 남아 있던 기운마저 빠져나간 한 주간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느냐 안했느냐를 떠나서 충격적인 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은 각자의 모습으로 다가가겠지요. 제게도 안타까움은 짙게 깔리고, 애잔한 음률과 함께 혼자 간직해야 하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다만 '봉하마을'로 표현되는 그의 또 하나의 실험이 좌절된 데에 대해서는 터놓고 애통함을 토로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또 그럴 수 있겠지만, 대통령직에서 내려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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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산, 큰물이런저런글 2009. 5. 25. 11:18
큰 산, 큰물 - 태산불사토양(太山不辭土壤) 태산은 흙과 돌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높음을 이루었고, -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 큰 강이나 넓은 바다는 작은 시냇물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저토록 넉넉해진 것이다. 큰 산과 큰 바다 앞에서 사람은 흔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큰 산이나 큰 바다가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작은 것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깨달으면 큰 사람입니다. 자연이 그 누구보다도 큰 스승으로 다가오면 삶의 깊이는 그렇게 커집니다. 이 흙 저 흙, 이 물 저 물 가리지 말고 보태고 합쳐서 큰 산과 큰물을 만들어 가는 자연의 모습 앞에서 함께 만들어 가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면 이보다 더 큰 성공이 어디 있을까요? 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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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마음을 만지다'이런저런글 2009. 5. 19. 11:30
'시(詩)가 마음을 만지다' 올 해는 봄바람이 시(詩)가 되어 찾아왔다. 그리고 한권의 책을 읽는 내내 봄바람은 내 마음을 만졌다.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지만 은근히 길게 늘어지면서. 때로 마음에 와 닿는 시를 읽으면서 감정의 움직임을 조용히 즐기기도 했지만, 이렇게 흔들대는 마음을 시 앞에 끄집어 내놓고 하나하나 살펴보기는 처음이었다. 내 속에 담겨진 마음들은, 특히 상처 입은 마음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가라앉아 새로운 마음의 토양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만져주지 않은 상처는 결코 낫지 않는 법. 아프다고 말해야 하고 드러내서 싸매줘야 한다. 그런데 시낭송이라는 멋진 치유의 방법이 있다니. 시낭송을 하는 것은 마음속에 쌓여 있는 고통과 슬픔을 소멸시키는 방법이며, 마음을 비우고 청소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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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있는 산(山)이런저런글 2009. 4. 14. 00:35
산에 자주 가면서도 길을 유심히 살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있으려니 하고 가다가 쉬고 갔던 길이어서 오다가 쉬고 그렇게만 다녔습니다. 다시 산에 오르던 날 문득 이 산을 어떻게 걸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길을 살펴봤습니다. 자세하지는 않아도 어떻게 생겼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걷고 있는지 그리고 이 길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는지 생각하면서 걸었습니다. 원래는 길이 없던 숲 속이었겠지요. 거친 숨소리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길이 열렸겠지요. 곰이 걸어갔던지 노루가 뛰어갔던지 지금은 무딘 내 발이 그 위에 섰습니다. 한 발자국을 떼고 뒤돌아 본 길은 내 뒷그림자를 안아주면서 어느새 다른 사람들의 지친 발을 맞아주었습니다. 길은 똑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누구든지 갈 수 있도록 마..